수년째 불교와 종단에 대한 흠집내기가 이어지면서 종단내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사진은 종단의 선거법을 불태우는 장면을 연출하는 시위자들. 불교신문 자료사진
수년째 불교와 종단에 대한 흠집내기가 이어지면서 종단내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사진은 종단의 선거법을 불태우는 장면을 연출하는 시위자들. 불교신문 자료사진

9월17일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와 정의평화불교연대가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김용환 전 조계종출판사 사장을 국고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달력을 주문받아 주문부수 보다 적은 수량의 달력을 납품해 결과적으로 국고보조금을 편취했다는 등의 주장이다.

이를 두고 조계종단 안팎에서는 검찰 고발에 나선 일부 단체를 향해 곱지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7500만원의 국고보조금과 달력대금 1억여원을 횡령했다는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데다가 해당 사건이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데도 이를 억지로 연결지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지녔기 때문이다.

조계종 달력사업은 총무원장이 당연직 대표이사로 있는 조계종출판사가 주도해 진행됐다. 총무원장이 법적인 대표이사로 되어 있다고 하지만 조계종출판사 경영은 사장에게 일임한 운영구조를 지녔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경우도 총무원장이 당연직 운영위원장으로 있으나 운영의 책임은 단장에게 주어져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피고발인에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포함시키고 이를 언론에 홍보함으로써 불교와 종단, 승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꼴이 됐다. 이 때문에 검찰 고발 건을 종단과 승가 또는 특정인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

중앙종회 해종행위조사특위 소속의 한 중앙종회의원은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일부 단체와 특정세력이 진행해온 일들은 이성적 판단과 행위로 보기에는 악의적이고 의도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적지않다사사건건 문제제기를 통해 이슈화시켜 좋지않은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부 사찰의 문제이거나 현행법 위반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도 특정인을 연관지어 검찰 고발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행위를 지속하는 행위가 반복돼 왔다. 적광 사미 호법부 연행조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의 총무원장 교사 주장, 조계종총본산 성역화사업 관련 부동산실명법 위반 고발, 전통사찰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의 비리 몸통 주장, 마곡사 산내암자 복원 관련 국고보조금 부당 신청 고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달력사업 관련 검찰 고발에 대해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무리하게 연결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와 관련 도반HC는 검찰 고발 직후 낸 입장문을 통해 계약서상 계약 당사자는 자승스님이 아니라 출판사 사장과 문화사업단장 명의의 계약체결이라며 자승스님과 김용환 전 사장이 공모해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주장은 황당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흠집내기를 반복하는 특정세력들의 행태에 진실여부를 떠나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달력사업 검찰 고발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불교계 내부의 현상도 피로감과 신뢰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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