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Q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 연꽃이라면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도 있는가? 

부처님 탄생설화 등장 ‘코끼리’ 
사자좌ㆍ사자후 용어에 쓰이는 
백수의 제왕 의미하는 ‘사자’


A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도 당연히 있습니다. 부처님과 연관이 깊은 불교를 상징하는 나무도 있습니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 꽃이 된 것은 부처님 탄생 설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설화에는 연꽃뿐만 아니라 불교의 상징동물이 먼저 등장합니다. 다름 아닌 하얀색 코끼리입니다. 

지금의 네팔, 까삘라왓투라는 성에서 숫도다나왕의 부인 마야왕비는 어느 날, 신비한 꿈을 꾸게 됩니다. 하늘에서 여섯 개의 이빨을 황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내려와 코로 연꽃을 들고. 그녀 주위를 세 바퀴 돈 다음 연꽃송이를 건네주고 몸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 온 흰 코끼리가 준 연꽃을 받는 태몽으로 태어났으니 연꽃이 불교의 상징 꽃이 된 것이며 자연스럽게 흰 코끼리도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이 된 것입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열리는 연등축제에서 이 흰 코끼리상이 항상 준비되어 축제를 빛나게 하는 이유입니다.

코끼리 중 흰 코끼리는 가장 희귀하기도 하지만 그 의젓한 품새와 흰 빛깔이 부처님의 태도와 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코끼리는 풀만 먹고사는 초식동물이며 땅위에서는 가장 큰 동물입니다.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코끼리는 다른 동물들과 거의 타투지 않습니다. 원수나 천적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 뿔과 부리와 같은 무력이 아닌 덕으로 떠 받혀진 진실한 왕이 코끼리이며, 그 코끼리 중에 또 가장 뛰어난 코끼리 왕이 흰 코끼리인 것입니다.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로는 흰 코끼리 외에 사자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러 사자후(獅子吼)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설법은 온갖 숲속 동물들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시끄럽게 떠들어도 사자의 큰 외침 한 번에 모든 동물들의 난장판이 평정되듯이, 일체 모든 번뇌와 시름, 욕망과 삿됨을 한꺼번에 잠재우는 크나 큰 외침(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불자들은 스님들께 법문을 청할 때, 부처님처럼 ‘사자좌에 올라 사자후’를 해 달라는 청법가를 부릅니다.

부처님이 입멸 후 약 300년 뒤, 인도 마우리야 왕조의 아쇼카왕은 불법(佛法)의 부흥을 크게 일으켰는데 그는 불교유적지마다 기념 석주(石柱)를 세웠습니다. 약 15m가 넘는 높이의 석주 꼭대기에 사자상이 올려져있고 석주 아랫부분에는 유적지에 대한 기록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포함한 왕의 칙령이 새겨져 있었는데, 특히 부처님이 처음 설법을 했던 사르나트 녹야원의 석주는 네 마리의 사자가 등을 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불교에는 연꽃과 같이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들도 있으며, 흰색 코끼리와 사자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불교신문3519호/2019년9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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