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 “각연사와 흡사”

창녕 사리 석조광배의 뒷면. 불감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제공=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
창녕 사리 석조광배의 뒷면. 불감의 모습이 보인다. 제공=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

경남 창녕군 계성면의 ‘사리 석조광배’ 뒷면에 불감(佛龕)이 조성된 사실이 처음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35년째 문화재답사 경력을 갖고 있는 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주식회사 학민테크 대표이사)은 최근 이같은 사실을 불교신문에 전하면서 “뒷면에도 부처님을 모신 배면불(背面佛)로 유실된 존상(尊像)은 비로자나불”이라고 강조했다.

불감은 불상을 봉안하는 감실이며, 배면불은 불상이나 광배 뒷면에 또 다른 불상이나 탑, 불감 등을 모신 것이다. 민학기 소장은 “불감과 대좌(臺座)는 같은 형식의 배면불인 괴산 각연사 비로자나불과 흡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리 석조광배’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6호로 불교회화나 조각에서 불상 뒤를 장엄하는 광배(光背)로만 알려져 왔다. 민학기 소장은 지난 6월23일 창녕 관룡사를 가는 길에 들려 ‘사리 석조광배’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뒷면에 불감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민학기 소장은 “개인적으로 항상 석불이나 광배를 보면 뒷면을 살피는 습관이 있다”면서 “뒷면에 불상이 새겨져 있는 배면불이 있기 때문”이라고 동기를 설명했다. 건물 벽과 광배를 고정하고 있는 나무를 휴대폰 손전등을 이용해 비추는 순간 화염보주, 안상, 복련 등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여러 가지 문양이 형상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찰한 결과 괴산 각연사 비로자나불좌상의 광배와 유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6호 '창녕 사리 석조광배'. 괴산 각연사 비로자나불과 비슷한 양식을 보이며, 9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66호 '창녕 사리 석조광배'. 괴산 각연사 비로자나불과 비슷한 양식을 보이며, 9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제공=민학기 부산문화재연구소장.

그 이유에 대해선 △기단부 복련이 비슷하고 △감실이 장방형이며 △옥개부 모서리 장식 꽃의 형태가 유사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옥개부 형태가 아치형이고 △화염보주 형태가 비슷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각연사 비로자나불좌상 뒷면에 불감이 있다는 사실도 민학기 소장이 처음 제기한바 있다. 이와 더불어 “유실된 창녕 사리 석조광배의 존상도 비로자나불”이며 “대좌 역시 각연사 비로자나불 대좌와 흡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민학기 소장은 “각연사 불감보다 창녕 사리 석조광배 불감이 기단부에 안상이 새겨져 있는 점과 옥개부에 장식이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조금 더 화려하다”면서 “9세기 중후반에 조성됬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배면불은 8세기 중반 경주 남산 석조여래좌상과 9세기 후반 밀양 무봉사 석불좌상을 비롯해 16구(軀)로 추정된다. 민학기 소장의 창녕 사리 석조광배의 불감 확인으로 17번째 배면불이 세상에 알려지게됐다.

민학기 소장은 “현재 벽에 붙어 있는 광배를 전각 중앙으로 옮겨 모셔 누구나 뒷면의 불감을 친견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면 고맙겠다”는 의견을 창녕군청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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