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학불교학회서 발표
당나라 활약한 승장스님 조명
양국 불교학자 서로 이해 노력
화쟁 일심 사상으로 한일 개선

일본인도학불교학회에서 발표하는 법장스님.
일본인도학불교학회에서 발표하는 법장스님.

 

8세기 초 중국 당나라에서 번역에 주로 참여한 신라 출신의 승장(勝莊)스님을 연구한 결과가 일본에서 나왔다.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법장스님(조계종 교육아사리)은 9월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일본 교토 붓쿄대학(佛敎大學)에서 열린 일본인도학불교학회에서 ‘승장의 계율사상 -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관계성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회에는 일반 발표자 250명과 패널 발표자 23명 등 모두 283명이 연구결과를 선보였다. 1951년 발족한 일본인도학불교학회는 일본, 한국 등 각국 불교학자들이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학회이다.

법장스님은 “승장스님의 ‘범망경술기(梵網經述記)’는 <범망경>의 주석서임에도 유가계 계통 특히 ‘유가사지론’ 이 상당부분 인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효스님이나 의적(義寂)스님에도 보이는 특징이지만 승장스님의 인용 성격이 <범망경> 해석 보다는 유가계를 선양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범망경>을 포섭하기 위해 유가계를 인용한 것으로, 이전의 신라 법상종(法相宗)이나 의적스님과의 영향을 밝히는 중요한 논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법장스님은 “신라인이지만 당나라에서 활동한 승장스님을 무리하게 끌어와 그 연관성을 논하기에는 주석 방법 등에서 문제점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장스님은 “승장스님이 <범망경술기>에서 오성각별설(五性各別說)을 통해 수계자의 기근론(한계성)을 논하는데, 기존 연구는 규기(窺基, 632~682)스님과의 연관성을 거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서명학파(西明學派) 원측스님 제자인 승장스님과 규기스님의 관계성을 논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분석했다.

오성각별설은 유식설의 한 계통인 법상(法相)에서 주장하는 설로, 중생 성품이 보살정성(菩薩定性), 연각정성(緣覺定性), 성문정성(聲聞定性), 삼승부정성(三乘不定性), 무성유정(無性有情) 등 5종의 구별이 있다는 것이다.

신라 학승(學僧)인 승장스님은 <송고승전(宋高僧傳)> 권4 혜소전(慧沼傳)에 등장하는 ‘신라 승장법사’이다. 원측법사사리탑명(圓測法師舍利塔銘) 등에 따르면 승장스님은 대천복사(大薦福寺)의 대덕(大德,큰스님)으로 원측(圓測)스님 제자다.

703년~710년 사이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능단금강반야경(能斷金剛般若經)> 등 경률론(經律論) 20부 115권과 <욕상공덕경(浴像功德經)>, <유식보생론(唯識寶生論)> 등 20부 88권을 번역할 때 증의(證義, 번역의 적절 여부 검토)를 맡았다.

또한 706년부터 713녀까지 보리류지(菩提流支) 스님의 <대보적경(大寶積經)> 120권 가운데 26회(會) 39권을 신역(新譯)할 때도 증의로 활약했다.

또한 <금광명최승왕경소> 8권, <범망경보살계본술기(梵網經菩薩戒本述記> 4권, <성유식론결(成唯識論決)> 3권, <잡집론소(雜集論疏)> 12권, <불성론의(佛性論義)> 1권, <대인명론술기(大因明論述記)> 2권, <기신론문답(起信論問答)> 1권 등의 저서가 있다
 

한편 법장스님은 “최근 한일 관계에 대해 학회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었다”면서 “다만 만찬회나 개인적 자리에서 사사키 시즈카 교수를 비롯한 많은 연구자들이 지금의 일들을 매우 걱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불교학자나 불교관련 인사들이 보다 활발하게 서로의 이해를 돕고 화쟁이나 일심 등 불교적인 사상으로 사람들을 바르게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나누었다”고 말했다.

해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하나조노(花園)대 대학원에서 <범망경(梵網經)>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법장스님은 지난해 9월 한국인으로는 27년만에 ‘제60회 일본인도학불교학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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