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문화재 보호와 양비둘기 보존 위한 토론회 개최

한반도 토종 텃새 비둘기를 아는가. 꼬리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 양비둘기로, 벼랑이나 굴에 산다고 하여 낭비둘기 또는 굴비둘기로 불린다. 현재 국내에 100여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길거리나 공원에서 만나는 비둘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외국에서 들여온 집비둘기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쌘 외래종에 밀려난 토종 양비둘기가 서남해안에서 간혹 발견되곤 한다.

최근 지리산 화엄사와 천은사에서 토종 양비둘기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화엄사를 양 비둘기의 마지막 서식지로 여긴다. 그런데 화엄사에서 양 비둘기는 골칫거리이다. 화엄사 전각에서 서식하는 양비둘기의 배설물이 성보문화재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보문화재 보존과 한반도 토종 텃새인 양비둘기 서식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양비둘기 마지막 서식지로 알려진 화엄사에서 9월4일 열렸다.
성보문화재 보존과 한반도 토종 텃새인 양비둘기 서식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양비둘기 마지막 서식지로 알려진 화엄사에서 9월4일 열렸다.

성보문화재와 양비둘기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성보문화재와 양비둘기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9월4일 구례 화엄사성보박물관에서 열렸다.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와 지리산 국립공원전남사무소(소장 김병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지리산사람들(대표 윤주옥)이 공동으로 개최한 ‘화엄사 경내 문화재와 양비둘기의 공존을 위한 토론회’이다.

이날 토론회는 이두표 호남대 교수의 진행으로 △신민경 계장(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의 ‘지리산국립공원의 양비둘기 보호활동’ △화엄사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진 스님의 ‘화엄사 문화재의 유산적 가치와 보전의 당위성’ △박종길 부장(지리산국립공원)의 ‘멸종위기종 양비둘기와 화엄사 문화재 보전을 위한 제안’ 발제가 이어졌다.

발표에 따르면 최근 양 비둘기는 화엄사에서 38개체가 발견되고 있으나 양 비둘기의 배설물은 강한 산성 성분으로 성보문화재가 손상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배설물로 인해 화엄사 전각의 지붕이나 처마 단청이 벗겨지는 등 문화재 보호 대책이 절실하지만 부처님 품 안에 들어온 양비둘기를 내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종길 부장은 성보문화재 보호와 양 비둘기가 공존하는 방안으로 △사찰내 문화재 보호를 위한 정기적인 배설물 세척활동 강화 △양비둘기 인공증식을 통한 안정적 개체수 확보 후 주요 서식지 내 방사 △서양의 비둘기로 오해하는 양비둘기 명칭을 낭비둘기, 굴비둘기로 바꾸기 등을 제안했다.
 

화엄사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진 스님이 ‘화엄사 문화재의 유산적 가치와 보전의 당위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화엄사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진 스님이 ‘화엄사 문화재의 유산적 가치와 보전의 당위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화엄사 각황전, 명부전, 보제루 등 전각에서 서식하고 있는 양비둘기. 화엄사는 토종 텃새인 양비둘기의 마지막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화엄사 각황전, 명부전, 보제루 등 전각에서 서식하고 있는 양비둘기. 화엄사는 토종 텃새인 양비둘기의 마지막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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