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싯다르타’가 지난 5일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공연은 29일까지 매일 열린다. 

대형 극장에 올리는 첫 부처님 일대기 뮤지컬인 만큼 종단의 관심도 컸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부·실장 스님들이 모두 개막공연에 참석해 함께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연극적 요소와 음악 춤이 어우러진 뮤지컬은 종합예술인 만큼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 매일 수차례 많게는 몇 년 씩 공연하기에 출연진도 많아야한다.

그동안 대형 창작 부처님 일대기 뮤지컬이 없었던 이유다. 이번 공연은 한 불자 제작자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막을 올렸다. 종단이 해야 할 일을 사비를 들이고 발로 뛰어 무대에 올린 제작자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싯다르타’가 막을 올리기까지 많은 곡절이 있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선을 보였던 뮤지컬 ‘보리수 나무 아래’가 원작이었지만 이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키지 못했다. 국내에서 시간을 내 미국까지 가서 ‘보리수 나무 아래’를 볼 만큼 작품성과 감동을 인정받았던 까닭에 그대로 계승 발전시키지 못한 점은 두고 두고 아쉽다.

많은 관객 동원을 위해 종단의 공식 기관과 주최 문제를 협의하다 끝내 불발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한 점도 아쉽다. 작품성을 높이고 홍보에 주력할 시간에 주최사 선정 문제에 너무 많은 공을 들였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막을 하게 된 것은 불자들의 염원 덕분이다. 들리는 바로는 각 사찰에서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인터넷 예매도 활발하다고 한다. 싯다르타 관람하기 모임을 결성한 신도들도 있다고 한다. 세종대왕을 도와 한글을 창제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용의 영화 ‘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조기에 막을 내린 아쉬움을 뮤지컬 싯다르타로 달래려는 불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불교문화 시장은 기독교에 비하면 척박한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는 헐리우드의 막강한 자본으로 성경에 기반한 다양한 영화를 만들어 한국의 교회가 조직적으로 관람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종교성이 예술성을 압도해 걱정된다는 즐거운 투정까지 나올 정도다. 기독교 뮤지컬 ‘벤허’는 수개월 째 인터넷 예매 1위를 달릴 정도로 순항 중이다.

이에 반해 불교는 모든 면에서 절대 열세다. 상업성을 우선하는 시장이 어느 종교에 투자를 할 지는 명확하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한진영화와 같은 독실한 불자 제작사가 있어 일부러 불교 영화를 제작했지만 모두 과거 일이 됐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싯다르타’는 불교문화가 한 단계 도약하느냐 이대로 퇴보하느냐를 가늠하는 기로가 될 것이다. 이왕 막을 올린 뮤지컬인 만큼 무조건 살려야 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불자들이 사찰 도반, 가족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손익분기점 3만명은 거뜬히 채울 것이다.

성공을 하면 부산 공연이 기다리고 내년에는 동남아 불교국가로 향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질이 높아지고 무대도 장엄해질 것이다. 유명 뮤지컬이 모두 그같은 과정을 거쳤다. 불자들의 많은 관람을 독려한다. 

[불교신문3518호/2019년9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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