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한 일이 곧 불교를 위한 일”
“인간을 위한 일이 곧 불교를 위한 일”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09.06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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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불광산사 성운스님
대만불교 발전 비결 담아
신도들의 사명감과 조직력
불자로서의 자긍심이 기원

불교관리학

성운대사 지음 / 조은자 옮김 / 운주사

대만의 불광산사(佛光山寺)와 그 창건주인 성운대사는 대만불교의 상징이다. 동시에 우리에게는 한국불교가 지향해야 할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성운스님은 국공내전의 종료와 함께 대만으로 건너와 인간불교를 종풍으로 불광산사를 창건했다.

특히 왕성한 불교문화사업 교육사업 자선사업으로 대만의 국가복지에 크게 기여했고 대만인들의 정신 속에 불교를 아로새겼다. 무엇보다 불광산사의 힘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밝히고 맑히겠다는 신도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조직력에서 나온다.

<불교관리학>은 대만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성운대사와 불광산사의 저력이 어디에서 기원하는가를 규명하고 있다. 책은 대만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300여 개의 사찰을 세우고, 병원 대학 도서관 미술관 출판사 서점 등 방대한 기관을 설립한  불광산사 조직이 50년 넘게 승승장구하는 비법을 불교관리학이란 관점에서 살펴봤다.

성운대사가 생각하는 불교관리학을 모두 인사ㆍ사회ㆍ경찰ㆍ군대ㆍ교육ㆍ교도소ㆍ불광산의 관리법ㆍ불광산의 삼보산ㆍ종교입법에 관한 자신의 견해 등 9개의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마다 저자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불교관리학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포교를 스님은 ‘홍법(弘法)’이라 한다. 인사 홍법ㆍ사회 홍법ㆍ경찰 홍법ㆍ군대 홍법ㆍ교육 홍법ㆍ교도소 홍법 등 불교의 전반적인 홍법관리학에 대해 참고와 도움을 주고자 서술했다.
 

대만 불광산사를 창건한 성운대사는 신도들을 무한히 격려함으로써 거대하고 탄탄한 공동체를 이뤄낼 수 있었다. 사진제공 운주사
대만 불광산사를 창건한 성운대사는 신도들을 무한히 격려함으로써 거대하고 탄탄한 공동체를 이뤄낼 수 있었다. 사진제공 운주사

사실 워낙 활동이 다채로워서 혼동될 뿐,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은 전혀 복잡하지 않다. ‘인간불교’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이미 다 나와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인간 그 자체에 대한 무한한 사랑. 예컨대 인사관리법에서 성운대사는 “불법 전체가 모두 ‘관리학’이라 말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관리학’이란 타인과 다투는 것도 아니고 대립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집을 가지거나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면 더욱 안 됩니다. 참된 관리학은 반드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고,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타인과 나’ 모두 이롭고 즐거운 것이어야 합니다. 최고의 ‘원만한 관리’란 바로 이와 같아야 합니다.”

자기 자신 혹은 자기 종단ㆍ종파의 세력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관리가 궁극적으로 사회로부터 존중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론이다. ‘남을 위한 일이 곧 나를 위한 일’이라는 부처님의 묘법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실천하는 일이 국가발전과 불교중흥의 열쇠라고 가르친다.

불광산사의 찬란한 오늘은 또한 역설적으로 ‘빈곤’에서 나온다. 성운대사는 대만에 불광대학과 남화대학, 미국에 서래대학, 호주에 남천대학과 광명대학을 설립하는 등 교육 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교육이 발전하려면 정책이 있어야 하고, 교육에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려면 계획이 있어야 한다”며 자신은 “대학 설립 초기에 건학 교육은 불광산을 ‘빈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빈곤’은 불광산 제자들이 수행하는 데에 무엇보다 큰 자산이었다.  가난하기에 모두 향상하고자 분발하고, 근면하게 노력하고, 나태하지 않고 정진하며, 높은 목표를 위해 힘쓰고, 발심하여 사찰을 더욱 빛냈다. 내가 가진 모든 소유를 남김없이 전부 다 공동체를 위해 회향하는 것이다. 바로 청빈의 정신이다. 불교 본연의 모습을 바르게 견지하면서도 사회에 엄청난 혜택이 되는 대형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성운대사의 불교관리학에서 그 중심은 인간불교 사상과 긴밀히 상통한다. 물품관리 노무관리 재무관리 시간관리 등등 세속의 이런저런 관리는 사람에 대한 관리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다.  다만 사람을 통섭해내기만 한다면, 세상의 무궁무진한 평화와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사람이 서로 부딪히며 사랑을 기반으로 하고, 책임을 기반으로 하고, 충성을 기반으로 한다면 모두가 친한 친구이자 한 가족이 될 수 있으며, 이 모두를 서로 돕고 신뢰하는 불법의 인연으로 맺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자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수 있도록 북돋아줄 뿐 함부로 관여치 않는 관리, 무사(無事)의 관리로 관리의 최고 경지를 보여준다. 관리라는 미명 하에 사람을 함부로 재단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관리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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