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종스님

우리는 살아가면서 귀중한 자신의 생명을 소진하며 순간 가장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무언가를 선택하고 실천한다. 자신도 모르게 매순간 자신의 생명과 교환하는 셈이다. 열심히 일하면서, 잠을 자면서, 잡담하면서, 누구를 질투하고 비방하면서, 걸어가면서, 전화하면서, 식사하면서, 내일의 욕망과 집착을 성취할 것을 다짐하면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혹은 그저 무료하게, 무의미하게. 수만 가지 일상사 어느 하나 공짜는 없다. 

가장 비싼 자신의 생명으로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생명은 멈추거나 되돌리거나 늘릴 수는 없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을 했다면 일과 자신의 수명 하루를 교환한 것이다. 게으름과 낮잠으로 시간을 보냈다면 그 시간만큼 수명과 교환한 것이고 누군가를 비난하고 지적하고 험담하며 커피를 마셨다면 수명을 험담과 비난으로 맞바꾼 것이다.

10년의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면 그 일은 10년 동안의 자신의 수명인 것이다. 만약 이런 이치를 안다면 우리는 자신의 행위와 삶에 보다 신중해질 것이다. 과연 지금 내 수명과 바꿀만한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원망과 미움, 불평과 불만, 증오와 분노 등 나도 괴롭고 상대도 괴롭고 주위에도 괴로움을 주는 일에 자신의 수명을 팔 것인가. 사랑과 칭찬, 만족과 기쁨, 자비와 소망 등 나도 즐겁고 너도 즐겁고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할 것인가. 

이 순간 삶의 소진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생사윤회를 하고 있는 중생인 이상 말이다. 끊임없이 순간순간 이 생명을 무엇인가와 교환하고 있다. 이왕지사 매순간 소진할 수밖에 없다면 보다 가치있게 교환해야 한다.

가장 가치있는 교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함에 매순간 생명을 소진해가는 일일 것이다. 항상 모든 조건을 이용해서 생각과 말, 행위를 통해 나와 우리, 모든 생명들의 행복을 줄 수 있고 행하는 자신의 본성을 깨닫고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주법계 최고의 생명교환이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위해 생명을 소진하고 있는가?

[불교신문3517호/2019년9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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