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계(持戒)’ 기본인데…처벌 규정 어디까지?
‘지계(持戒)’ 기본인데…처벌 규정 어디까지?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9.09.03 11: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개정 논의 종헌종법’ ③ 승려 징계 규정

징계 규정 변화엔 공감하지만 제개정 ‘글쎄’
일반 사회법처럼 구체적 양형기준 명시해야
형법따라 승려 징계하는 건 승가에 맞지 않아
명확한 기준 없인 시기상조…‘신중론’ 우세
공청회 열어 승가에 맞는 대안 마련해야

조계종 종헌개정및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가 승려 처벌 규정을 구체적으로 유형화해 양형 범위를 적용하는 징계 규정에 대해 논의중이다.

기존 징계 규정을 명시한 <승려법> 일부 조항을 수정하려던 것에서 징계법을 새로 제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논의되고 있는 징계법제정안은 정확한 양형 기준을 마련해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제정안은 ‘(징계에) 처할 수 있다로 명시한 조문들을 모두 처한다로 수정토록 했다. 멸빈 다음 징계인 공권정지 5년 이상 제적’, ‘공권정지 5년 이하 3년 이상등 처분은 공권정지 10년 이상 제적’, ‘공권정지 10년 이하 5년 이상’, ‘공권정지 5년 이하 3년 이상등으로 형량을 늘리고 폭을 넓혔다.

종단으로부터 변상금 및 벌금 처분을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멸빈토록 한 조항도 눈길을 끈다. 가중과 감경에 대한 규정도 추가했다. 강제성과 엄중성을 강화한 것이 이번 제정안의 핵심이다.

승려 징계에 대한 규정은 때마다 반복해 온 이슈다. 승가 청정성과 화합을 유지하고 승려 위의를 잃지 않도록 스님들의 범계 행위와 그에 대한 처분을 법으로 만들어놨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과거 율장에 근거한 법령이 복잡하고 다변화된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승려들의 범계 내용이나 그에 따른 해결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 맞게 범게 행위에 따라 징계 규정을 유형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승려가 당연히 지켜야 하는 행위를 어겼다고 해서 사회법처럼 일일이 법에 명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은 오랜기간 이어져 왔다.

징계 규정 강화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 종헌종법에 구체적이고 객관적 양형기준이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은 탓이다. <승려법> 45~54조가 범계 행위에 따른 징계 유형과 사유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어디까지 반불교적 행위인지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 기준은 세심하지 못하다.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조항도 없다. 징계를 요청하는 호법부나 이를 심판하는 호계원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종단으로부터 변상금이나 벌금 징계를 받았더라도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다. 수억원에 이르는 삼보정재를 망실해 변상금 처분을 받았다 해도 스님이 이를 거부하면 그 뿐, 종단으로서는 이를 강제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

종단 내부 정서상 당연히 징계를 받아 마땅한 도덕적 사안이 사회법으로 가면 패소하는 경우도 있다. 종단 승려로써 적절치 못한 행위를 했을 때 그에 마땅한 처벌을 받게 하려면 현실적인 양형 기준을 법으로 명시해 범계 행위를 유형별로 세분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징계 규정을 섣불리 손대선 안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명확한 기준이나 근거 없이 일반 사회법, 형법처럼 범계 행위를 명문화하고 이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승가의 특수성에 부합하지 않다는 반감이 거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징계 규정이 승려를 처벌하기 위함이 아닌 청정 승가와 승가 위의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되새긴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언급되는 것은 있다. 자자와 포살의 강화다. 승가 구성원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정기적인 포살과 자자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와 다른 수행자의 행동을 확인할 수 있도록 승가에 맞는 유인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죄과의 내용에 따라 스스로 참회하거나 수행자로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자에 대해 자발적 참회를 유도해 죄를 벗기고 청정비구로 돌아가게 하는 것, 이를 통해 승가의 위의를 지키고 화합을 유지하는 것, 승가를 바라보는 신심을 고양시키는 것, 이것이 율을 지키는 근본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데서 나온 얘기다.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응징과 처벌 위주인 일반 사회법을 따르는 것은 제 몸에 맞는 제도를 스스로 벗어버리는 행위와도 같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승려에 대한 현 징계 규정이 현대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다는 데는 다수가 동의한다. 그러나 일반 사회법, 그 중에서도 형법이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직접 제한하는 데 반해 승려에 대한 징계 규정은 조계종 승려로서의 자격을 묻는 제도다.

스님에게 선고해야 할 구체적 형벌은 율장에 맞게, 당사자인 스님들이 출가자로서 보편적이고 양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호계원 사무처장 태원스님은 현장에서 심판 과정을 직접 지켜보는 입장에서 현 <승려법> 징계 규정이 보다 세분화되고 강제성이 더해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법리적 부분과 현장에서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숙고해 꼭 필요한 부분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동환 2019-09-06 01:00:41
미친 호법부가 총무원소속인데 총무원장줄이면 당연히 징계안받겟지 내가보기엔 호법부 호계원 종회 총무원 도 삼권분립해서 서로 감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