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하고, 감사하고, 법회에 자주 참석하라”
“수행하고, 감사하고, 법회에 자주 참석하라”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08.30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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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하버드 출신
생물학자가 알려주는
‘일상의 종교적 심성’
키우는 7가지 방법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 이창엽 옮김 / 수류책방

무(無)종교 현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사찰에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줄어들 듯 교회나 성당을 향하는 발길도 뜸해지긴 마찬가지다. 일부의 비난처럼 한국불교의 잘못만은 아니란 것이다. 일단 과학의 발달이 무신론을 극한으로 성장시켰다. 어지간한 자연과 사회의 원리는 이제 설명이 가능해졌다.

더구나 돈만 쥐어주면 이런저런 신천지를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현대인들은 검증불가능한 데다 전혀 돈이 되지 않는 ‘영성(靈性)’에 흥미를 잃는 것이고 더구나 관심을 가질 시간도 얼마 없다. 이렇게 보면 사람들은 완전히 종교적 심성을 잃어버린 듯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예컨대 왜 무신론자임에도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고 힘들여 산티아고 순례를 떠나는가. 돈은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수단이지만 행복의 전부는 아니다. 영혼도 그렇다. 쓸모가 없는 것 같아서 아예 잊고 살면, 또 어김없이 목마르다.

“그들이 무신론으로 충분하다면 굳이 이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신론은 자연과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분리시킨다. 연결감이 사라진다. 우리는 연대와 연결감이 필요하고 사람 및 동식물과 연결되면서 인생을 충만하게 살 수 있다(30쪽).”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는 무신론이나 유물론을 무작정 비판하거나 종교를 권유하는 저서는 아니다. 무신론과 유물론이 인간에게 줄 수 없는 것이 무엇이고, 이러한 배경에서 어떻게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과학자의 눈으로 안내하는 인문서다. 저자만의 과학철학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삶의 방식이 걸맞고 합리적일까.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는 현대 종교가 사람들에게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자인 나는 왜 영성을 말하는가'는 현대 종교가 사람들에게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루퍼트 셸드레이크(Rupert Sheldrake)는 생물학자이며 80여 편의 논문과 <A New Science of Life>를 비롯해 10여 권의 책을 쓴 작가다. 2013년 스위스 두트바일러 연구소의 ‘세계의 사상을 주도하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 캘리포니아 정신과학연구소 연구원이며 코네티컷대학원연구소의 방문교수이다.

그는 책에서 일상 속 영성의 기술 곧 진정한 행복을 성취하는 방법을 다음의 7가지로 요약한다. △명상하기(MEDITATION) △감사하기 (GRATITUDE) △자연과 연결되기(CONNECTING WITH NATURE) △식물과 관계 맺기 (RELATING TO PLANTS) △노래하기, 찬트하기(SINGING AND CHANTING) △의례에 연결되기(RITUALS) △순례하기(PILGRIMAGE AND HOLY PLACES)

삶이 괴로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삶이 나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내가 나를 위해 사는 건지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건지, 내가 당당한 주체인지 사회의 부속품인지 모르겠고 난감한 것이 현대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때 명상은 진정한 나를 만나게 해준다.

내 욕심을 내려놓고 삶의 흐름에 순응할 때 지속가능한 행복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저자가 행복한 삶의 조건으로 감사를 내세운 까닭도 이와 같다. 실제로 우리는 ‘감사’할 때 상호적이고 삶을 고양하는 흐름의 일부가 된다. 반면 감사하지 않으면 그 흐름에서 분리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큰 흐름의 일부일 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행복하다.

가장 지독한 괴로움 가운데 하나가 외로움이다. ‘노래하기, 찬트 하기’는 인간 사이의 유대감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찬트(Chant)'란 함께 성가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위를 가리킨다. 과거의 부족 사회와 수렵채집 공동체에서는 사람이 함께 노래하고 춤췄다.

반면 사람들이 함께 노래하는 일이 거의 없는 현대 세속 사회에서 우울증이 증가한 것은 ’음악의 결핍‘과 연관된다는 독특한 주장도 선보인다. 의례에 연결되는 것도 곧 공동체에서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느끼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영적인 삶이란 절제와 공감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국불교도 종교이며 현대 종교가 가진 문제들을 똑같이 고민하고 있다. 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절제와 공감의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인지 모른다.

한편 저자가 말하는 영성을 키우기 위한 7가지 방법은 불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수행하기, 감사하기, 산사 찾기, 함께 모여 찬불가 부르기, 법회에 자주 참석하기, 성지순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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