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파에 지친 이여, 약사불 도량으로 오라!”
전남 구례읍내의 남쪽에 연꽃마냥 봉긋하게 솟은 산이 있다. 자라가 섬진강 물을 마시는 형국이어서 오산(鼇山)이라 부른다. 구례의 명찰 사성암(四聖庵)은 오산 8부 능선쯤 깍아지른 듯한 바위아래에 자리해 있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를 비롯해 원효스님, 도선국사, 진각국사 등 4분의 성인이 깨침을 얻은 천하제일 수행터이다.
8월24일, 사성암 바위절벽아래에서 깨침을 향한 야단법석이 펼쳐졌다. 현대인의 감성을 풍요롭게하는 다양한 악기와 감미로운 목소리 그리고 자유로운 몸짓이 어우러진 현대판 수행현장, 산사음악회이다.
이날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국의 블루스 디바’로 불리는 강허달림. ‘섬진강 노을아래-괜찮아요’를 주제로 ‘꿈꾸는 그대는’ ‘골목길’ 등 강허달림의 대표곡 15곡이 이어졌다.
이날 사성암 산사음악회에는 서울을 비롯해 천안 부산 순천 등 전국에서 500여명의 참배객과 강허달림의 팬들이 함께했다.
사성암 주지 대진스님은 음악회에 앞서 “사성암은 원효성사가 조성한 약사여래 부처님이 자리한 약사도량이다”며 “세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정도면 괜찮다’며 따뜻한 말로 어깨를 토닥여 주고자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강허달림 음악을 듣고자 사성암을 찾았다는 이성기 씨는 “국내에 이렇게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사찰이 있다는데 놀랐다”며 “섬진강 노을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다보니 극락에 온 듯하다”고 감탄했다.
어둠이 깔리고 밤이 깊어가면서 무대 위 바위절벽은 또하나의 무대가 되었다. 첨단기술의 총아로 불리는 미디어 파사드가 연출됐다. 유리광전과 53불전, 바위절벽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상을 입혀 드라마가 펼쳐졌다.
그날 밤에도 섬진강 사성암은 치유도량 약사여래 부처님 세상을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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