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8년…생태문제에 대한 불교적 해답

환경생태문제 인간욕망 때문
소비가 최고인 그릇된 세계관
유한한 자원을 무제한 사용해

에너지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개발로
핵발전소 줄여나갈 수 있어

OECD 국가 중 상당수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원전을 뛰어넘는 추세 속에서 세계원전밀집도 1위인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사진=한국에너지공단.
OECD 국가 중 상당수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원전을 뛰어넘는 추세 속에서 세계원전밀집도 1위인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사진=한국에너지공단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한지 8년, 방사성 오염에 대한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국제환경운동기구인 그린피스가 최근 일본이 111만 톤에 달하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로 무단방류하려 한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방사성에 오염된 흙을 검은 비닐에 담아 쌓아놓고, 그 옆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 후쿠시마 어린이들의 갑상선암 발생률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원자력에너지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믿음은 사라진지 오래다. 원자력에너지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교적 가르침에서 해답을 찾아보자.

얼마 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경.생태문제에 불교가 답하다’는 주제로 승려연수교육을 진행한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장은 오늘날 현대인이 직면한 환경생태문제의 원인을 인간의 욕망으로 꼽았다. 스님이라면, 불자라면 인간의 욕망에서 자원과 생태문제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인들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욕심껏 사용하고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쓰레기를 배출하면서 공기와 땅, 물을 오염시켰다. 최 소장은 “Global Footprint Network가 발표한 2019년 지구용량초과일이 우리나라는 4월10일이었다. 1년 동안 나눠 써야 할 지구를 4월 초순에 다 써버린 것”이라며 “미래세대가 써야 할 자원을 지금 훔쳐 쓰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를 최 소장은 그릇된 세계관, 즉 무명(無明)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비가 최고의 미덕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유한한 자원을 무한한 것처럼 소비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에너지다소비국가 세계 8위임에도 에너지효율은 35개 OECD국가 중 최하위인 33위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반면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전체 전기 24%를 전기용광로, 전기난방 등에 사용하는데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경우 열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원자력발전소까지 건립해 전기에너지를 공급하지만, 열효율이 낮아 에너지만 낭비하는 셈이다.
 

사진=한국에너지공단
사진=한국에너지공단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원전밀집도 1위로, 원자력발전소 24기가 울진, 월성, 고리, 영광에 집중돼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전밀집도는 일본에 2배 이상, 미국의 25배 이상이다. 원전 반경 30km 인구수를 일본 후쿠시마와 비교해 보면 더 심각하다. 후쿠시마 원전 반경 30km에 17만 명이 산다면, 우리나라 고리 원전 반경 30km 내에는 382만 명이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은 월성원전에서 직선으로 15km 떨어진 거리에 있다. 어느 한 곳에서 사고라도 나면 인적 물적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핵발전소는 운영을 중단해도 문제다. 그 자체가 오염물질이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고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에너지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들어 탈핵국가를 선언하고 40년 된 고리 1호기 가동을 영구 정지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이다. 일부에서는 원전 건설을 중단하면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정말 탈핵이 가능할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고, 대안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핵발전소를 폐기한다고 밝혔고, 대만과 벨기에도 2025년까지 탈원전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덴마크는 원전이 한 기도 없다.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한국탈핵>에서 우리나라도 탈핵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방법은 두 가지로, 전기수요의 관리와 재생가능에너지의 개발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와 달리 탈핵을 결정한 나라들은 전기수요가 매년 감소하거나 거의 증가하지 않으면서 경제성장은 지속하고 있다”며 “또 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은 간단하다. 형광등보다 LED등을 사용하면 전기사용률이 10분의 1로 감소한다. 전기로 난방하는 가정이나 사찰이라면 건축물 단열공사로 에너지사용을 줄이고, 전열기 사용을 최소화한다. 또 태양광, 풍력, 소규모 조력, 소규모 수력발전, 지열발전 등을 통해 남는 전기만큼 핵발전소를 끄면 된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전기를 펑펑 사용하면서 핵발전소는 반대하는 것만큼 모순적인 주장은 없다. 핵발전소를 1기라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나부터 자원을 아껴 사용하면 어떨까.
 

사진=한국에너지공단
사진=한국에너지공단

[불교신문3514호/2019년8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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