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전 참회와 보살행 실천부터”

바른 알아차림 통해 선정 얻어
번뇌 사라지게 하면 오력 생겨
팔정도 닦으면 37 조도품 완성

등현스님

정견에 의지하여 실천하는 삶을 산 수행자는, 악한 행위는 버리고(斷勤), 감각 기관을 잘 단속함으로써 악은 발생치 않도록 하고(律儀勤), 선(善)은 7각지의 수행으로 증장시키고(修勤), 4념처로 일어난 선을 수호하는 것(守護勤), 이것이 오근(五根)에서의 정진근(精進根)이다.

즉 정견과 정사가 바르게 실천되어지는지를 관찰하고 성장시켜나가는 것이 바로 정정진(正精進)인 것이다. 그러므로 바른 알아차림(念根)을 통해서 믿음(信根)과 지혜(慧根)의 균형을 관찰하고, 계의 실천과 노력(精進根)을 알아차린 후에, 선정(定根)의 실천적인 상태를 얻는 것 이것이 바로 오근(五根)의 기능이다. 

바른 정진 중, 발생한 선을 수호하고 유지시키는 것이 사념처(四念處)이다. 정념(正念)의 대상은 개념이 아닌 실재이고, 실재하는 것은 몸과 마음 그리고 몸의 대상인 느낌과 마음의 대상인 법이다. 이 네 가지 상태를 알아차려서 그 네 가지가 무상, 고, 부정, 무아인 것을 깨달아 나가는 과정이 바로 사념처 수행이다. 그러므로 사념처는 사띠의 대상이고, 그 사념처를 수행하는 과정이 바로 칠각지(七覺支)이다.

칠각지의 끝에 선정을 얻게 되는데 순서는 이와 같다. 바른 믿음위에 노력이 있고, 노력을 한 후에 정념이 발생하고, 그 정념의 끝에 선정의 발생, 선정의 상태에서 평정(upekha) 연후에 법의 눈이라는 지혜가 발생한다. 이와 같이 오근(五根)은 팔정도의 수행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고, 이 다섯 가지를 통해서 믿음과 지혜, 노력과 선정의 밸런스를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사티(정념)의 작용이다.

오근을 갖춘 후에, 오근의 대치되는 번뇌가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마침내 오력(五力)을 얻게 된다. 신심을 통해서 회의적인 의심을 다스리고, 노력을 통해서 게으름을, 정념을 통해서 부주의함을 다스리고, 삼매를 통해서 들뜸을, 지혜를 통해서 무명을 꿰뚫어버리는 그런 힘을 갖는 것을 오력(五力)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오력의 힘을 통해서 우리는 팔정도의 결과인 지혜를 경험할 수 있다. 오근으로 팔정도 전체의 밸런스를 맞추고 오력으로 그 수행의 결과를 얻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근과 오력으로 8정도를 닦아 나가면 37 조도품이 완성되어진다. 오근, 오력과 팔정도를 통한 37조도의 수행의 결과는 자신의 내면 즉 오온과 바깥에 있는 대상 즉 6가지 경계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 ‘마장’ 뛰어넘는 법

삼선도(三善道)에 대한 애착을 뛰어넘어야 선정의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10선의 과보에 대해 집착 또는 10악에 대한 참회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정을 닦게 되면, 악연으로 얽혀진 사바세계의 수없이 많은 생명들에게 장애를 받는다. 이것을 마장(魔障)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선정을 닦기 전에 계율, 특히 오계를 지키는 것은 절대적이다.

왜냐하면 살생을 범하면 죽은 생명들이 선정에 들었을 때 그에게 자꾸 나타나 수행에 장애를 일으킬 것이고, 도둑질을 한 사람들은 선정에 들어갈 때 선정의 에너지가 흩어지게 되며, 음계를 범하면 선정의 씨앗이 발생치 않고, 깨달음에 대하여 거짓말을 하게 되면 수행 중에 거짓 환상이 일어나서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고 착각하게 하는 과보가 나타나게 된다. 

이와 같이 살생, 투도, 사음, 망어를 하게 되면 선정을 닦는데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4계(四戒) 혹은 4바라이를 지키고 범하지 않는 것은 선정에 들어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만일 계를 범한 수행자가 있다면 선정을 닦기 전에 지극정성으로 참회를 하거나, 남을 도와주는 보살행을 먼저 하여서 악업을 소멸하여야만 한다.

그러므로 구사와 유식의 오위 수행에서 자량위(資糧位)와 가행위(加行位)를 견도(見道) 이전에 필수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치 때문이고, 티베트 불교 역시 본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사가행(四加行)이라고 하는 참회와 자량행의 복덕을 쌓게 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것은 세월이 흐를수록 경제와 문명의 이기가 점점 발달하고, 이들은 모두 인간의 편리함, 소유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수행자가 계를 지키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다.

[불교신문3511호/2019년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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