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견·정사는 행복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팔정도는 계정혜로 이루어져
삼보에 대한 바른 믿음 견해
관찰하는 게 신근 혜근 역할

등현스님

“마음은 모든 현상에 앞서고, 모든 것이 마음에서 만들어지니, 마음은 가장 소중하다. 만일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로 인해 괴로움이 그를 따르고, 선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행복이 그를 따른다. 마치 수레바퀴가 말을 따라가는 것처럼.” 이 글은 <법구경> ‘쌍품’의 첫 구절이다.

또한 <화엄경>의 사구게에서는 “일체 법계(세상)가 모두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삼세 모든 부처님들의 깨달은 경지(若人慾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라고 말씀하신다. 두 경전 모두 마음이 내가 경험하는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란 것이다.

마음에는 크게 3가지 작용이 있다. 지적, 감성적, 의지적 작용이다. 지적 작용은 이롭고 해로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작용이고, 감성적 작용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느낌, 의지적 작용은 행위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대상을 취하거나 밀쳐내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일체유심조’에서 마음은 수상행(受想行)의 작용 모두를 말하고, 수상행에 의해서 이 세계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한편 8정도는 혜, 계, 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혜를 통해서 지적 상태를, 계를 통해서 의도적 행위를, 선정을 통해서 인간의 잠재적 감성 즉 마음의 3가지 측면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인간을 행위 하게하는 (가장 앞선) 마음은 이해와 시비의 지적 작용이다. 즉 인간은 자아에 유익하거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움직이고 행위한다. 그러므로 무엇이 나에게 유익하고 옳은 것인지를 판단하게 하는 기준은 무척 중요하고, 이것은 한 인간의 축적된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된 가치관에 의지한다. 이를 견해라고 하는데 견해에는 정견과 사견이 있다. 사견은 고통의 원인이 되고 정견은 행복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정견에는 세간적, 출세간적 정견이 있는데 세간적 정견은 악을 행하면 고통이, 선을 행하면 행복이 온다는 인과에 대한 믿음이다. 이 믿음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聞慧), 이해하고 사유하는(思慧)데서 오는 지혜이다. 그러므로 수행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지 않거나, 들어도 믿지 않는다면 정견은 발생하지 않게 된다. 출세간의 정견은 나와 세상을 구성하는 ‘몸이 부정하고, 느낌은 괴롭고, 마음은 무상하고 법이 무아(四念處)’라는 것을 믿고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는 삼악도(三惡道), 삼선도(三善道), 선(禪), 정(定), 아라한과 보살의 여섯 가지의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세간 사람들은 삼악도를 버리고 삼선도의 길을 가는 것으로 바른 길을 삼을 수 있겠지만, 출가자는 삼악과 삼선도마저 버리고 출세간의 삶으로 향하여야만 바른 길이 된다. 그리고 이 사념처에 대한 사유는 출세간의 길을 가게 하는 근본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정견을 성취한 사람은 항상 욕망을 떠나는 생각, 남을 해치지 않는 생각, 중생을 연민스러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떠한 생각이든지 욕망과 짝을 짓지 않고, 남을 해치는 생각이 아니며, 중생을 연민히 여겨서 도와주는 생각을 하면, 이것이 바로 정사유(正思惟)이다.

또한, 이 정견과 정사는 깨달은 분에게만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깨달은 분의 가르침과 인격을 신뢰하고 따르는 자에게만 이와 같은 정견과 정사가 발생하는 것이지, 만약 깨달은 자와 깨달은 자의 법에 대한 믿음과 이해가 없다면, 오욕락에 빠져있는 중생에게서 이와 같은 정견이 발생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삼보에 대한 믿음에서 바른 견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삼보에 대한 믿음과 바른 견해(智慧)가 있는지 없는지를 잘 알아차려야 하고 이들이 있는지 없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바로 오근(五根)의 기능 중에 신근(信根), 혜근(慧根)의 역할이다. 이처럼 마음의 지성적인 상태인 정견과 정사는 사람을 불행한 길에서 행복한 길로 인도하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한다. 

정견과 정사를 갖춘 후에 그것을 언어와 행위 그리고 생업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이라 하고 이것은 마음이 가지고 있는 의지적 행위의 측면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기억, 본능과 관련된 자기중심적이고 오욕락을 추구하는 생각과 반대되는 삶을 정견에 의지해서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불교신문3513호/2019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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