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Q   불자들은 왜 합장을 하고 서로 “성불하십시오”라는 말로 인사를 하는가?
 

꼭 ‘부처님 되시라’는 축원
부처님 평등ㆍ생명존중 정신
인간의 무한 가능성도 함축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예법


A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자들이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성불하십시오”라는 인사말로 고개를 숙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불자들이 합장을 하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바가 있고 합장과 동시에 “성불하십시오”라고 하는 것은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부처님 되심(成佛)’을 꼭 이루라는 축원을 해 주는 것입니다. ‘부처님 되심’은 스님과 신자를 초월하여 모든 불자들의 바람이요 과제입니다. ‘불자(佛子)’란 한자 그대로 부처님의 자식이라는 말이며, 또한 부처님이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는 제자라고 하는 말입니다.

부처님의 자식은 자라서 부처님이 될 것이며, 부처님이 되기 위해 수행하는 이들도 언젠가 부처님이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굳이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의 성품(佛性)’을 지니고 있고, ‘선행만 쌓아나가면 ’언젠가 부처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의 예를 표하는 것입니다. 

<법화경>에서 부처님은 ‘항상 중생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보살’이라는 이름의 ‘상불경(常不輕)보살’의 수행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상불경보살은 만나는 사람마다 다음과 같이 말하며 깍듯한 예를 표했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대들을 깊이 존경하여 감히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대들은 모두 보살도를 행하여 마침내 부처님처럼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이러한 인사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그를 박해하여 결국 순교에 이르기까지 되었으나 상불경보살은 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자기를 해치는 그들에게 그 인사를 멈추지 않았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성불하십시오’라고 하는 인사는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자들의 “성불하십시오(부처님 되십시오)”라는 인사말에는 부처님의 평등과 생명존중 사상, 인간의 무한가능성을 긍정하는 사상 등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이 인사말과 더불어 고개를 숙이며 하는 합장은 그 인사말의 진실됨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기에 불자들에게서는 더할 나위없는 훌륭한 인사법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부처가 될 수 있기도 하지만, 이 세상을 지옥의 세계로 만들어 가는 사악한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되심’을 기원하는 이 인사법으로 인하여 스스로 부처님이 되고자 발심하는 계기가 된다면 이 보다 더 좋고 훌륭한 인사말은 없을 것입니다. 

[불교신문3513호/2019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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