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맞이 특별기획’
천년사찰의 나이테 부도밭

 

조계총림 송광사는 승보사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산내암자까지 옛 스님들의 부도가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율원 옆의 부도밭은 규모가 상당하다. 먼저 촬영을 위해 종무소에 양해를 구했다. 이어 율원에 들러 다시 한 번 양해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 부도밭은 낮은 담장이 둘러져 있는데 한켠이 율원과 공유되어 작은 움직임도 율원에서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촬영에 따른 부산한 움직임은 스님들 공부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율원에 양해를 구하자 율원장 대경스님이 부도전 문을 직접 열어 주셨다.

안으로 들어서자 29기의 승탑과 보조국사비를 포함한 5기의 비가 있다. 석축으로 쌓은 단위에 계보에 따라 자리하고 있다. 가장 위로 보조국사비와 송광사 사적비가 있고 그 앞에 부휴스님(1543~1615)의 승탑이, 그 아래로 벽암스님(1575~1660)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송계스님과 뇌정스님의 탑이 자리한다. 아래에는 근현대 송광사에서 정진했던 계룡, 인암, 금당, 취봉스님 등이 자리한다. 
 

현재 율원은 원래 노스님들이 머물던 암자였다. 암자이름도 부도암. 노스님들은 이곳에서 정진하며 부도들을 정성껏 관리하셨다고 한다. 이곳 부도들은 물론이고 산재해 있는 16국사의 부도들도 함께 쓸고 닦았다. 송광사가 조계총림이 되면서 1988년 부도암을 율원으로 지정했다.

이런 이유로 율원에는 아직도 ‘부도전’이라는 편액이 그대로 걸려 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마지막 순간까지 정진했을 노스님들, 그 스님들이 쓸고 닦은 선배 스님들의 부도는 훗날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사진·글=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3504호/2019년7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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