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동행수라 프로젝트’ 눈길
어려운 이웃위한 자비의 생일상
독거 어르신에게 정성스런 식사대접
“부처님 정성스런 마음 잘 전달되길”
8월20일 서울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5층 발우공양 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몇몇 어르신들이 조심스럽게 찾아온다. 다소 긴장한 듯 딱딱하게 앉아 음식을 기다리던 어르신들 사이로 정성스런 ‘떡 케이크’가 등장한다. “어르신들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작은 자리를 준비했다”는 스님의 따뜻한 격려에 이어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어르신들 얼굴엔 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저소득 독거 어르신에게 생일상을 선사하는 종단의 대사회 캠페인 ‘동행수라’가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고 있다.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원행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날 8월에 생일을 맞은 저소득 독거어르신 6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대접했다.
동행수라 사업은 사회단절과 심리적·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한 독거 어르신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며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나누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했다. 궁중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밥을 높여 말하는 ‘수라(水剌)’의 어원처럼 어르신을 따뜻하게 모시겠다는 마음도 담겨있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 중인 사찰음식전문점 발우공양에서 제공하고 있다.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식당인 만큼 대상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전언이다.
이날도 어르신들을 위한 식탁 위엔 입맛을 당기는 참외무침과 생강가지 냉채를 비롯해 시원한 표고버섯 냉면, 모듬전, 두부구이, 연잎밥과 된장찌개 등 맛과 멋을 겸비한 사찰음식이 연이어 올라왔다. 생일을 축하하는 미역국도 더해져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최고의 한 끼가 완성되자 어르신들이 이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배정식 어르신(83, 서울 중구)은 “이렇게 미역국부터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줘서 고맙다”며 “불교계에서 이렇게 귀한 생일상을 차려준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동행수라 캠페인으로 지금까지 200여 명이 넘는 어르신이 따뜻한 한 끼를 대접받았다. 대상자는 서울노인복지센터의 추천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이 서울 지역 내 달동네, 쪽방촌, 고시원 등에서 연고 없이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이다. 관심에서 멀어진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매 달 넷째 주 동행수라 캠페인이 열리는 날은 ‘사회취약계층 지원의 날’로 독거어르신 이외에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생일상을 전달하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7월엔 노숙자의 자활을 돕기 위해 발행되는 잡지로서 판매원 모두 홈리스들로 구성된 ‘빅이슈 판매원’을 초청하기도 했으며 이밖에도 국가 유공자, 은퇴하신 선생님 등에게 생일 식사를 대접했다.
아름다운동행 상임이사 자공스님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며 “많은 어르신들이 부처님의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따뜻한 생일상을 받고 앞으로 생활하는데 힘이 되셨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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