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지간에도 못한 말…스님에 다 하니 마음에 남는게 없어요”
“형제지간에도 못한 말…스님에 다 하니 마음에 남는게 없어요”
  • 엄태규 기자
  • 승인 2019.08.2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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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삶의쉼터 관장 일광스님,
복지관 노인대상 명상상담 치유과정 담은 논문 발표

박사논문 ‘여성노인의 삶을
다룬 명상상담 치유경험’서
여성노인들이 우울과 분노
극복하는 과정 상세히 분석

“복지현장에서 노인들
심리적 치유를 돕는데
명상상담 적용 유용했다”
거창군삶의쉼터 관장 일광스님이 박사학위논문 ‘여성노인의 삶을 다룬 명상상담 치유경험’에서 명상상담을 통해 우울과 분노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 사진은 복지관 이용 노인들과 함께 한 일광스님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거창군삶의쉼터 관장 일광스님이 박사학위논문 ‘여성노인의 삶을 다룬 명상상담 치유경험’에서 명상상담을 통해 우울과 분노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 사진은 복지관 이용 노인들과 함께 한 일광스님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사회가 발달할수록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업무와 인간관계 등 다양한 원인으로 스트레스는 심화되고 있다. 우울과 분노 등도 현대인들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우울과 분노 등을 다스리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으로 명상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뇌가 변화하면서 부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변하고 집중력도 향상되는 등 명상의 과학적 효과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우울과 분노 등을 겪고 있는 여성노인들을 대상으로 명상상담을 통한 치유 효과를 담은 연구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거창군삶의쉼터 관장 일광스님은 최근 발표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자연치유학과 상담심리전공 박사학위논문 ‘여성노인의 삶을 다룬 명상상담 치유경험’에서 여성노인들의 삶에서 나타난 우울과 분노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명상상담을 진행하고, 우울과 분노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상세히 분석했다.

특히 일광스님의 연구는 일반적으로 우울이나 불안을 호소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지역 복지관을 이용하는 현장 속에서 일반적인 여성노인을 대상자로 선정해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일광스님의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불교계 노인복지관에서 명상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광스님은 이번 연구를 위해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회원을 대상으로 명상상담을 공지해 최종적으로 70세 이상 여성노인 세 명을 선정한 뒤, 지난 2018년 3월8일부터 2018년 6월18일까지 100일 동안 명상상담을 실시했다. 우울과 분노 등 노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님은 주 1회 평균 2시간 정도 명상상담을 실시했으며, 호흡명상과 느낌명상, 영상관법의 명상적 기법과 상담기법을 활용했으며, 필요에 따라 역할극과 그림 그리기, 자애명상 등의 기법도 적용했다

명상상담 결과 자식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호소하던 노인, 6‧25전쟁 트라우마와 가난으로 자신의 불안이나 감정을 억압한 채 살아온 노인, 가족관계의 갈등으로 분노와 원망으로 심신 피폐했던 노인까지 모두들 마음 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명상상담 과정에서 실시한 우울 척도와 스트레스 척도 검사에서도 우울과 스트레스가 크게 줄고, 부정적인 정서 역시 크게 감소됐음이 확인됐다.

“여기 오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형제간에게도 못한 말인데, 스님에게 다 쏟아내고 나니까 마음에 남는게 하나도 없어요”, “전에는 말 안하는 게 편했는데 상담을 하고나서 지금은 말하는 게 편하죠. 사람들이 성격이 확 변했다고 그래요”, “상담으로 내 자신을 처음 알았어요. 내 마음을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영원히 불행하게 살겠구나. 정말 바꿔야겠다. 이런 생각이 절실히 느껴져요” 등 명상상담에 참여한 이들의 호응도 높았다.

일광스님은 “여성노인이 명상상담 경험을 통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삶을 새롭게 살아나가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며 “명상상담을 통해 고통을 주는 대상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임을 통찰하게 되면서 부정적이던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됐고, 안정과 평정심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노인들의 심리적, 정서적 치유를 돕는 데에 명상상담의 적용이 유용했다. 인간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다루는 명상상담과 사회복지의 학제간 접목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노년기의 삶에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본질적인 물음을 조망하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명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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