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장 현응스님이 10년간의 교육원장 소임을 마치고 지난 16일 퇴임했다. 교육원이 출범하고 최초의 재임 원장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그보다 더 큰 의미는 승가교육을 일대혁신했다는 점이다. 

현응스님이 교육원을 책임진 지난 10년 우리 종단 승가교육은 방향과 내용을 재정립했다. 가히 혁명적 변화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 많은 논란과 반대가 있었지만 스님은 일일이 만나 설득하고 좋은 내용으로 우려를 잠재웠다. 교육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교육원의 교역직 일반직 종무원들이 밤낮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전국을 발로 다니는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고려 없이 오직 승가교육에 관한 열정과 실력 추진력 하나만 보고 전폭적으로 밀어준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스님들도 승가교육 개혁 공헌자다. 덕분에 우리 종단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고 내전과 외전을 두루 갖춘, 잘 정비된 승가교육 체계를 갖게 됐다. 지난 10년간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하며 고군분투했을 교육원장 현응스님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우리 종단 승가교육은 한문 경전 중에서도 주로 선서(禪書)를 옛 서당처럼 문자를 익히고 해석하는 방식을 골격으로 삼았다. 수백년 간 유지해온 승가교육은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종단과 한국불교를 일으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산중에서 자급자족하며 수행공동체를 유지하던 과거 농경사회에 적합한 교육방식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10년간 현응스님이 이끈 교육원은 현대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종단이 원하는 승가상을 구현하는 교육체계를 갖추고 교과를 개편했으니 불교의 현대화와 한글화가 그 핵심이다. 2009년 취임한 이래 ‘도제식 교육’ 체제에서 종단의 공교육 체제로 정비하고 불교의 현대화, 한글화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현대적 안목으로 전체를 조감하여 인천의 사표를 양성하는데 중점을 뒀다.

내전을 중심으로 하되 역사 인문 철학 타종교 이해에다 영어 컴퓨터 종무행정 등 교화역량을 향상하는 실무 교육도 병행했다. 기초 기본 재교육 전문 특수에 이르는 교육단계마다 목표를 정하고 세부 매뉴얼을 정해 제도를 보완 하고 실행력을 높인 것도 큰 업적이다. 연수교육 체계도 정비해 본·말사 주지 스님들을 대상으로 권역별로 시행하던 직무연수교육을 구족계를 수지한 모든 스님들을 대상으로 한 일반연수교육으로 전면 확대하여 스님들의 교화 역량을 배가했다.

세계화 시대에 맞춰 비구니 스님들을 대상으로 국제불교학교를 개설하고 한문 불전의 번역 연구 교육자 양성을 위해 한문불전번역학과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인재 양성에 종단이 나선 것도 대단한 성과다. 그간의 성과를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교육은 흔히 100년 대계라고 한다. 지난 10년간 다진 승가교육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되어 한국불교 미래를 새롭게 바꿀 것이다. 이제 터진 물꼬가 강이 되고 바다에 닿을 때까지 모든 사부대중이 교육원장이라는 각오로 승가교육을 지원하고 이끌기를 당부한다.

[불교신문3512호/2019년8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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