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활동가 편지] 의료봉사 ‘아픈 주민들에게 희망에너지’
[해외활동가 편지] 의료봉사 ‘아픈 주민들에게 희망에너지’
  • 명나연 굿월드자선은행 필리핀지부 활동가
  • 승인 2019.08.20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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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의료회와 함께 필리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되긴 힘들겠지만, 굿월드자선은행과 저의 작은 도움이 그들에게 웃음을 주는 에너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마하의료회와 함께 필리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되긴 힘들겠지만, 굿월드자선은행과 저의 작은 도움이 그들에게 웃음을 주는 에너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쨍쨍한 하늘이 갑자기 회색구름으로 덮이며 비를 쏟는 요즘, 빗줄기를 따라 한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필리핀 산페드로시에 전해졌습니다. ‘아픔을 중생과 함께’라는 원력으로 해외 의료활동을 펼치는 마하의료회가 굿월드 스테판 문덕 데이케어센터가 위치한 마을에 한 번 더 찾아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0월 제가 굿월드에서 정식으로 활동하기 전, 마하의료회가 처음 필리핀을 방문할 때 이틀 동안 저도 함께 의료봉사를 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통역을 하며 주민들과 의사선생님들의 소통을 도와드리고 접수를 받는 일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일을 맡게 됐다는 말을 들은 후 지난해 접수대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웃음, 눈물, 감동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어느덧 필리핀 산페드로시에 머무르며 센터에 출퇴근한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 센터 주변의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보다 자세하게 느끼고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몸이 아프지만 방치되고 있는 어른과 아이들이 많이 보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병원비가 비싸고 거리가 멀어 가벼운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두 번째 의료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찾아온 주민들에게 증상을 더 자세히 물어보고, 효율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필리핀의 7월은 우기입니다. 기온이 시시때때로 변해 저도 가끔 감기기운이 생겨 약을 먹곤 합니다. 이곳 주민들도 지난해 비해 감기를 앓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한 감기약이 이 곳에서는 가정형편상 쉽게 구할 수 없음을 잘 알기에 접수하면서 마음이 내내 좋지 않았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증상을 얘기하는 것을 듣다보면 자식의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슬픔을 함께 느끼게 되고,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질 때가 있었습니다. 

고혈압, 당뇨가 있지만 매일 먹어야 되는 약값에 부담을 느껴 병원을 가지 못하는 분들, 초음파를 통해 아이가 거꾸로 있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산모, 안타까운 사연들을 봉사활동을 하며 의사 선생님들을 통해 들었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상황임을 알지만 차마 병원에 갈 수 없는 주민들의 마음을 의료봉사활동 통해 들어주고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말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되기는 힘들겠지만 굿월드와 저의 작은 도움이 하나하나 쌓여 그들에게 웃음을 주는 에너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불교신문3512호/2019년8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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