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와 지도로 한눈에 파악하는 초기경전 연구서

부처님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 

일아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독특한 책이다. 부처님 당시의 불교를 통계학적 지평에서 접근했다. <부처님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는 제목 그대로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로 어디에 머무셨으며,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말씀하셨는지, 총 5434개의 초기경전을 토대로 연구를 거듭한 끝에 도출한 결과물이다. ‘100여 개’ ‘1000여 개’ 등 두루뭉술한 추정치가 아니라 정확한 수치를 내보이고 있다. 막연한 종교 이야기가 아닌 데이터로 말하는 분석 자료다. 

지금까지 초기경전 문헌 번역은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명확한 통계로 니까야(nikaya)'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구 자료는 없었다. 이 책은 통계에 따라 도표를 그려서 비교했고, 자료마다 특성을 고려해 높은 빈도수를 표시했으며, 승원(僧院)과 각 장소에 관련된 사항을 설명했다. 이 장소들을 다시 인도 지도에 표기해 관연 부처님과 제자들이 가장 많이 머물렀던 장소가 어디였는지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누구에게 가장 많은 설법을 했는지도 알 수 있다. 강의형이었는지 대화형이었는지 설법형태도 분류했다. 컬러 도표와 사진 등 다양한 고고학 자료는 독자들에게 당시 인도의 상황을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2500년 전 불교 탄생 시기의 모습과 부처님 가르침의 생생한 원음이 전승되는 과정을 유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불교의 근원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연구서다.

맛지마 · 디가 · 상윳따 · 앙굿따라 등 4가지 니까야를 분석, 관련 사항을 통계 내고 도표로 만든 연구 자료다. 획기적인 초기경전 통계 연구서는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은 배경에 관한 내용이다. 각각의 경전에 나타난 ①장소 ② 중요인물 ③대화상대자 ④설법형태 네 가지를 빈도수에 따라 통계표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부처님 가르침의 배경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고 니까야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을 규명했다.
 

'부처님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는 방대한 경전자료를 분석해 종합한 초기불교 데이터다. 사진은 부처님이 최초로 설법한 녹야원에 세워진 다메크 대탑.
'부처님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는 방대한 경전자료를 분석해 종합한 초기불교 데이터다. 사진은 부처님이 최초로 설법한 녹야원에 세워진 다메크 대탑.

제2편은 네 개의 니까야 각각에 나타난 설법 장소에 관한 설명이다. 설법 장소로 가장 중요한 기원정사를 자세하게 다루었다. 이밖에도 각 승원과 니까야에 나오는 장소들도 모두 설명했다. 경전 자료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으로 검증된 안내판 자료나 그 외 동원 가능한 모든 자료를 활용했다.

제3편은 네 개 니까야에서 파악된 각각의 통계 자료에 따라 지도에 설법 장소를 표기했다. 네 개 니까야의 장소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윳따니까야에는 총 77개의 장소가, 맛지마니까야에는 총 46개, 디가니까야에는 총 24개, 앙굿따라니까야에는 총 60개의 장소가 기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니까야의 장소들은 번호를 매겨서 도표로 만들고 지도에는 이 번호를 넣었다.

끝으로 제4편은 네 개 니까야에서 검토한 ‘중요인물 빈도수 도표’에 의하여 가장 빈도수가 높은 존자들 6명을 선별하였고, 여기에 가장 중요한 비구니 2명을 추가하여 그들의 면모를 살펴보았다. 네 개 니까야에 나오는 대화상대자는 특별히 많은 빈도수를 가진 사람 2명을 합하여 모두 6명을 선별했으며 이들의 개인적인 면모를 살피는 작업 또한 빠뜨리지 않았다.

중요인물 6명은 사리뿟따 존자, 아난다 존자, 마하목갈라나 존자, 마하깟짜나 존자, 마하깟사빠 존자, 아누룻다 존자이다. 그리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구니 2명은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비구니, 케마 비구니이다.

책의 제목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부처님은 기원정사에 가장 많이 계셨다. 사리뿟다 존자는 부처님 다음으로 높은 위상을 가진 인물이었다.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눈 인물은 비구들을 제외하면 빠세나디 왕과 아나타삔디까 장자였다.

저자인 일아스님은 조계종 비구니 특별선원 석남사에서 법희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운문승가대학을 졸업했다. 태국과 미얀마의 명산센터에서 수행했으며 미국 뉴욕 스토니브룩 주립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the West 비교종교학과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LA Lomerica 불교대학 교수, LA 갈릴리 신학대학원 불교학 강사를 지냈다.

번역서로 <한 권으로 읽는 빠알리 경전>, <행복과 평화를 주는 가르침>, <담마빠다>, <숫따니빠따>가 있고 저서로 <아소까: 각문과 역사적 연구>, <우리 모두는 인연입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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