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민족대표
용성스님 생전 저작
금강경의 대의 설명
질문과 친절한 답변 '눈길'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용성스님 지음 / 김호귀 풀이 / 어의운하

용성스님(1864~1940)은 한국불교 중흥의 주역이다.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참여부터 대각교 창립, 우리나라 최초의 찬불가 작곡, 만주에서의 독립운동 지원까지. 일제강점기 고난의 길을 걷던 민족과 불교의 등불이 돼주었다.

불교의 각종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며 불교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스님은 나라 잃은 백성들에게 불교의 정신을 일깨움으로써 주인의식을 회복시켰다.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는 당신이 금강경을 통해 되살리려 했던 진리의 길을 말하고 있다.   

용성스님은 불교계의 위인인 동시에 한국 독립운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1916년 종로에 대각사를 창건하며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19년 3·1 독립운동에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했고 서대문형무소에서 1년 6개월 동안 수감됐다. 1921년 출감하자마자 삼장역회를 조직해 화엄경 원각경 금강경 등 20여 권의 경전을 한글로 번역했다.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 지성화를 기치로 대각교를 창립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찬불가를 작사 작곡하며 한국 불교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기도 했다. 간도의 오지인 명월촌과 봉령촌에 농장을 만들어 독립운동 후방 거점으로 삼았다. 해방 후 백범김구를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이 대각사를 방문해 감사인사를 했다.

이 책은 용성스님이 ‘삼장역회(三藏譯會)’에서 1936년 9월30일 발행한 순한글판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를 현대어로 풀이한 것이다. 김호귀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가 오늘날의 맞춤법과 뜻에 맞게 풀고 각주를 새롭게 달아 출간했다. 신역대장경 금강경강의는 용성스님이 일반의 대중에게 널리 보급할 목적으로 금강경에 대한 기존의 한문과 한글의 혼용본을 새롭게 개판한 것이다. 

책의 제목도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라고 순한글로 되어 있다.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강의서의 형태다. 또한 본문은 경문의 대목을 113단락으로 나누고 각각의 대목에 대하여 해설을 붙여서 누구나 경문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용성스님은 3·1 독립운동 민족대표로 참여하고 최초의 찬불가를 작곡하는 등 조국의 독립과 불교중흥에 크게 기여했다.
용성스님은 3·1 독립운동 민족대표로 참여하고 최초의 찬불가를 작곡하는 등 조국의 독립과 불교중흥에 크게 기여했다.

3·1 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후 용성스님이 서대문감옥에서 나와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삼장역회의 설립이다. 삼장역회에서 역경사업을 조직적이며 체계적으로 진행했고, 단순 법보시용이 아닌 판매용으로 경전을 한글로 번역해 유포했다. 이를 통해 30여 종에 달하는 경전을 번역했고, 직접 쓴 불교서적도 약 30여 종에 이른다.

정식 출판을 통해 불교의 저변 확대를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스님이 번역하고 저술한 경전과 서적은 현재 <백용성대종사총서>로 자료화됐다. 대각사상연구원을 중심으로 용성스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에서도 스님의 불교에 대한 안목과 원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서문에 금강경이 왜 중요한지와 왜 자신이 가르치려 하는지가 소상하게 설명돼 있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이 본래부터 지닌 깨달음의 자성을 금강과 같이 견고한 불심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드러내어 성불하도록 해준다.” 금강경을 일체중생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부처의 성품을 드러내어 성불하도록 이끌어 간 책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용성스님은 금강경 경문의 본문에 대해 각 대목마다 자세한 해설을 붙여서 강의하는 형태를 취한다. 경문을 상권과 하권으로 분류하고, 다시 전체적으로 금강경 32분(分) 전체에 의거해 각 단락을 나누었다. 각 단락마다 붙인 해설은 자구 중심의 해석을 지양했고 전반적으로 경문의 대의(大義)를 종합적으로 요약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친절하고 상세한 질문과 답변이 돋보인다.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 등 금강경의 각 분 제목을 ‘청정한 대중이 법회에 모인 이유’, ‘수보리가 일어나 법을 청하는 분’ 등 최초로 한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강경은 스님이 세운 대각교의 사상적인 토대가 되며 이 책은 금강경에 대한 교재 형태의 번역서라는 점도 또 하나의 의의다. 근현대불교 선구자의 가르침을 오늘날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책이 지닌 최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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