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스님에 조계사 백만원력
결집불사 동참금 2억3000만원 전달
원행스님 "신도들 동전 모아 가져온
묵직한 발우저금통 보니 가슴 뭉클"

백중기도 내내 '백만원력 결집 보시바라밀'을 실천한 조계사는 백중일인 8월15일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2억3000만원을 보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미령 조계사 신도회 수석부회장, 총무원장 원행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사진=신재호 기자
백중기도 내내 '백만원력 결집 보시바라밀'을 실천한 조계사는 백중일인 8월15일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2억3000만원을 보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미령 조계사 신도회 수석부회장, 총무원장 원행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의지를 담아 추진하는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동참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계사 신도들도 힘을 더했다. 백중기도 중 ‘백만원력 결집 보시바라밀’을 실천해온 조계사(주지 지현스님)는 백중인 8월15일 총무원장 원행스님에게 백만원력 결집불사 보시금 2억3000만원을 전달했다.

조계사는 지난 6월28일 백중기도 입재부터 백만원결 결집불사 동참의 손길이 이어졌다. 입재식 때는 조계사 대중 스님들이 8520구좌 후원증을 전달한데 이어 신도회 회장단과 자문위원단, 사무처 직원들까지 정성을 보탰다. 재가종무원들 외에도 수행, 교육, 포교, 사회본부와 지역본부 신도들도 릴레이로 동참했고, 조계사 불교학교 어린이들도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왔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발우저금통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동전을 가득 채워 묵직해진 발우저금통 2~3개씩 가져와 전달하는 불자들도 적지 않았다. 조계사가 운영지원하는 서울노인복지센터와 종로노인복지관 이용자들과 어르신 전법단 회원들도 각각 100개의 발우저금통을 조계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곳곳에 부처님 법을 전하고, 스님들이 노후와 병고 걱정 없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불교요양원을 건립하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신도들 십시일반 동전을 모아서 가져온 발우저금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한국불교의 희망을 봤다”며 “오늘 발우저금통을 받으며 열심히 수행하고 전법해야 겠다는 생각했다. 함께 해준 조계사 스님과 신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감사인사를 했다.

이어 스님은 “처음은 미미하지만 여러분 성원과 발원이 모아지면 큰 불사를 할 수 있다”며 “신도시 포교당 건립, 계룡대 군법당 불사, 더 나아가 스님과 불자들을 위한 불교요양원 건립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사신도들로부터 발우저금통을 받는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조계사신도들로부터 발우저금통을 받는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조계사 신도로부터 묵직한 발우저금통을 받고 놀라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조계사 신도로부터 묵직한 발우저금통을 받고 놀라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동참한 신도들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동참한 신도들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백중법회 때 법문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사진=신재호 기자
백중법회 때 법문하는 총무원장 원행스님. 사진=신재호 기자

■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백중 법문

7월 백중은 선망부모 유주무주 고혼을 천도하는 재일이다. 아시다시피 우란분절은,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생전에 대과를 저질러 고통을 받고 있어,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천도하는 의식을 봉행하면서 시작됐다. 우란분절에 함께 해준 여러분 모두 기도성취하시리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오늘 뜻깊게 백만원력 결집불사에 동참하는 신도들이 많다. 십시일반 동전을 모아서 전달해준 것에 대해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다. 동참해준 스님들 신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올 여름 조계사 경내에 연꽃이 가득 피었다. 연못을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연꽃을 주지 스님과 신도들 덕분에 조계사 경내에서 볼 수 있어 좋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중국 주돈이라는 학자가 쓴 글을 보면 중국 역대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꽃이 목단꽃이다. 목단은 부귀영화를 나타낸다. 국화를 좋아하는 분도 있는데 국화는 절개와 정절을 뜻한다. 나와 더불어 연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연꽃은 청렴하고 고귀하고 불교에서 성불을 의미한다. 불교의 꽃인 연꽃을 찬탄했다.

연꽃은 진흙에서 피지만 고결한 향기를 뽐내고, 대나무처럼 줄기 안이 비어있다. 줄기가 곧고 연밥이 항상 있다. 인과가 함께 있는 것이다. 조계사에 와서 연꽃도 보고 부처님께서 왜 연꽃을 고귀하게 여겼는지 다 같이 의미하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부모형제 먼저가신 조상들과 유주무주 고혼을 천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사를 지내면 그 공덕에 반은 제사를 지내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왜 재를 지내는 사람한테 공덕이 돌아갈까. 여러분을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누군가. 부모님이다. 또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자식이다.

여러분은 어머니 아버지 자식이었다. 나를 가장 사랑해준 부모형제와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나게 된다. 몸을 바꿔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때 누구를 의지해서 태어날까. 바로 여러분 부모를 찾아가야 한다. 여러분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있다.

그 자식들이 다음에 태어날 때 역시 여러분을 의지해서 태어날 수밖에 없다. 여러분이 그래서 잘 돼야 한다. 여러분이 잘 되려면, 부모님이 당연히 잘 돼야 한다. 부모님 좋은 곳에 계시라는 마음에서 천도재를 지내는 것이다. 내가 다시 태어날 때 그 집 자손이 되지 않겠나.

부처님께서 어느 날 연고도 없는 곳에 절을 하니, 제자들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 부모형제 인연을 맺고 태어나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대승사상을 말씀하셨다. 대승은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엊그제 티비를 보니까 중국 운남성과 사천성 사이에 있는 티베트 민족 할머니 몇 분이 마니차를 돌리고 염불을 했다.

우리나라 여행객이 무엇을 위해 기도하느냐고 묻자 할머니들은 우리 국민들 행복을 위해 기도했다고 답했다. 시골 촌로도 자기 가족들만이 아니라 온 국민 행복을 위해 기도한다. 더불어 잘 살아야지 나만 잘산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가 잘 사는 길은 남들도 잘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걸 우리가 철저하게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오늘 많은 발우저금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하나하나 동전으로 가득해 무거웠다. 우리가 하루 100원을 모으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니다. 하루 100원, 한 달 3000원, 100만명이 모이면 하루에 1억이다. 종단차원에서 큰일을 하려니 쉽지가 않다.

전국 모든 사찰에서 총무원에 분담금을 총무원에 납부하지만 그것으로는 일반 행정밖에 할 수 없다. 특별 불사를 하기 어렵다보니,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발원했다. 처음은 미미하지만 여러분 성원과 발원이 모아지면 큰 불사를 할 수 있다.

우선은 신도시에 새로운 포교당을 잘 지어야 한다. 조계사에서 기도하는 것도 좋지만, 집 가까운 포교당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시급한 것은 계룡대 육해공군 삼군사령부 법당이 있는데 영외법당이 없다. 밖에 나가서 신행생활 할 수 있는 법당이 필요하다. 성당, 교회는 있는데 우리 불교만 법당이 없다. 100억 규모 불사라고 들었는데, 군인들이 이미 40억을 모았다고 한다.

우선 조계사에서 모은 백만원력 결집불사 보시금을 활용해 설계부터 하려고 한다. 여러분들이 마음을 내 보시해준 덕에 설계가 잘 될 것 같다. 삼군사령부 장교들과 병사들이 신행할 수 있는 포교당을 짓겠다. 십시일반 원력이 결집돼서 큰일을 하면 그것이 선행이 될 것이다. 부모형제를 위해 위패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행을 통해 덕을 쌓는 것 또한 중요하다.

부처님 당시나 지금이나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말씀하셨다. 부모은중경에도 잘 나와 있다. 부모님 열 가지 큰 은혜를 얘기한다. 그런 은혜를 받고 자랐기 때문에 부모님 은혜를 깊이 생각하고, 좋은 곳으로 가셔서 계실 수 있게 기도하자. 100년, 200년을 산다고 한들 부모님 떠나시면 서럽지 않을 사람 있을까.

생전에 잘 하시고, 만약 늦었다고 한다면 이웃의 어른들에게 잘 하자. 나를 낳아준 부모뿐만 아니라 유주무주 노인을 공경하면 그 복이 나에게도 오지만 자식들에게도 온다. 부모형제 뿐만 아니라 선망부모, 유주무주에 있는 고혼들, 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선조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해야 한다.

오늘 조계사 신도들이 십시일반 모아 온 발우저금통을 보며 한국불교의 희망을 봤다. 제가 법상에 오를 때마다 어떻게 시은을 갚을까 생각하며 올라오는데, 오늘은 발우를 받으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불보살님 전에 열심히 수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계사 주지 스님과 상의해 귀하고 갚진 원력결집을 정말 좋은 곳에 쓰겠다.

스님과 신도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요양원도 잘 지으려고 한다. 우리끼리만 하면 빛이 발한다. 어려운 병에 걸려 치료비가 없어 고생하는 분들을 위해 기금을 쓰려고 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과 함께 우리나라 난치병 어린이와 라오스 등 국가의 어린이들의 신장치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백중 때면 벼 포기마다 골을 파줘서 바람이 잘 쳐서 곡식이 잘 익게 한다. 농민들은 자축하는 의미에서 풍악을 울리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는다. 백중날 농민들은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이 되고, 여러분은 마음먹은 대로 기도성취 하길 바란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법문을 경청하는 조계사 신도들 모습.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법문을 경청하는 조계사 신도들 모습.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조계사 대웅전과 마당에는 백중기도에 동참한 불자들로 가득찼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조계사 대웅전과 마당에는 백중기도에 동참한 불자들로 가득찼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