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1975년 미중 수교 이후 아시아의 용으로 등극한 중국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면서 패권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저지하고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그 속에서 아시아의 맹주가 되려는 일본, 부동항을 개척하여 태평양의 패권을 노리는 러시아가 한반도 주변에서 우리나라 영공을 수시로 침범하면서 서로 간에 각축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각국의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향도 국제적 충돌과 경제적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차르의 추억을 되새기며 번영의 러시아를 모색하는 푸틴, 천왕의 권력을 넘어서 아시아의 맹주를 꿈꾸는 일본의 아베신조, 황제의 위상을 회상하며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시진핑, 상인으로서 대통령 재임을 통해 정치적 성공을 보여주고 싶은 미국의 트럼프 등 네 사람의 퍼스낼리티와 지도력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대들이다. 

공교롭게도 권력지향적인 공통점을 지닌 사대 강국들의 지도자들이 군사력을 등에 업고 한반도를 대상으로 각종 위협, 공갈, 협박, 경제적 공격을 일삼고 있다. 마치 1900년대 초를 연상케 할 정도로 사방의 적들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다. 여기에 분단된 남북의 현실과 북한의 핵개발, 미사일 발사는 국가적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통해 외화를 축적했고, 각국 사이에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국력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무모하고 강경한 정치적 주장 보다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적 판단과 실천력이 중요한 때이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정치, 사회, 종교 단체들은 정쟁과 대립각을 멈추고 모두가 합심하여 몰려오는 외세의 공격을 막아낼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불교를 포함한 종교계도 지혜를 모으고 관련국의 종교계와 소통하며 갈등을 완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불교계와 적극 교류하면서 민간 외교를 통해 정부가 어려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불교신문3510호/2019년8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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