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정] 캐나다 공원관리청이 문화자원 대하는 자세
[수미산정] 캐나다 공원관리청이 문화자원 대하는 자세
  • 이영경 논설위원 · 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 승인 2019.08.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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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보존 복원 중심에서 탈피
보존대상 가치 파악 평가 연구 활발
문화재청의 새로운 흐름 동참 환영
환경부 공원관리 정책에도 반영돼야
이영경

문화재청은 지난 6월 개청 20년을 맞아 “미래가치를 만들어 가는 우리 유산”이라는 정책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이를 위한 정책방안으로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역 및 민간의 자발적 참여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에서 소도시 활성화와 지역 간 균형 △점 단위 개별 문화재 중심에서 점, 선, 면, 역사인문 공간의 보존 △지정문화재 위주의 보호에서 비지정 문화를 포함하는 포괄적 보호 △원형유지와 규제 중심에서 가치보존과 창출, 진흥 및 조장 등이 제시되었다. 

위의 다섯가지 정책 방안들은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면(面)단위 문화공간의 보존과 문화유산의 가치보존 및 창출이다. 필자는 2014년 조계종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연구지원을 받아 국립공원 내 전통사찰보존지의 가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대한 세계적 패러다임이 이미 변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원형 보존을 위한 소극적 관리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문화유산의 보존은 유산의 이상적 형태와 양식을 되찾는 복원이 중심이었으나, 보존의 대상이 물리적 존재가 아닌 가치라는 점이 인식되면서 지난 30년간 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의 가치를 파악하고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국외에서 진행된 연구결과를 보면 문화유산의 가치를 올바르게 확인하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첫째, 유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다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둘째, 유산자체 뿐만 아니라 유산이 위치하는 부지를 대상으로 면(面)적 관점에서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셋째, 문화유산은 후대에 전승해야 할 자산이기 때문에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와의 합의를 통해 평가와 보존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문화유산의 가치가 보존대상으로 인식되면서 평가된 가치에 근거하여 유산 보존 및 관리계획이 수립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전통사찰보존지 관리에 참조가 될 수 있는 사례는 캐나다 공원관리청에서 도입하고 있는 ‘문화자원 관리정책’이다. 캐나다 공원관리청은 이 정책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에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핵심개념으로 도입했으며, 산하의 모든 문화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문화자원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과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이는 2005년 캐나다 공원관리청의 관리체계를 전문가와 공무원 중심에서 이해당사자와 주민을 포함하는 포괄적이며 참여적인 체계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화자원에 내재된 다양한 가치들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다.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세계적 인식과 캐나다 공원관리청의 사례를 보면 우리 문화재청이 제시한 새로운 정책비전은 늦었지만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매우 고마운 일이다. 다만 이러한 비전 선포가 실효성이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을 실천하기를 고대한다. 

전통사찰보존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면적 문화유산으로서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자원에 내재한 가치는 국가적 가치든 혹은 지역적 가치든 동등한 가치로 취급되어야 하며, 보존 및 관리계획에서 중요대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요한 전통사찰보존지는 대부분이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재청이 지향하는 가치 중심의 문화유산의 관리정책이 환경부의 공원 관리정책에도 반영되어야 문화유산인 전통사찰보존지의 다양한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보존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신문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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