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로절로 우리절] <23> 광주 장경사
[절로절로 우리절] <23> 광주 장경사
  • 박봉영 기자
  • 승인 2019.08.0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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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나눔‧봉사 확대…‘소통하는 도량’ 자리매김

80년 끊긴 의승군수륙재 복원
산성 공동체문화 회복에 진력
탐방객 위한 찻집 쉼터 제공
어린이법회 템플스테이 운영
사회 변화 발맞춘 변화 ‘주목’
광주 장경사는 지역 내 나눔과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기회를 늘려나가고 있다. 어린이법회는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시작됐다.
광주 장경사는 지역 내 나눔과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기회를 늘려나가고 있다. 어린이법회는 이같은 노력의 성과로 시작됐다.

경기도 광주 장경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 안에 위치했다. 사찰이 성 안에 위치한 점은 특이할만하다. 장경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경사는 일제에 의한 강제 폐사를 이겨내고 오늘에 전해진 특별한 사찰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과 함께 역사를 같이 해왔다. 

남한산성이 확대 축성된 것은 조선 광해군, 인조 때의 일이다. 경사가 급하면서도 성 가운데 전답이 많아 전략적 요충지로 꼽혔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외세로부터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전국 8도의 스님들을 동원해 한양 수비를 강화하고자 이곳에 남한산성을 축성했다. 8도에서 파견된 의승군은 남한산성 내 8개 사찰에 머물며 축성 외에도 수비와 방어, 성곽 보수를 맡았다. 

장경사를 제외한 남한산성 내 모든 사찰은 일제에 의해 강제 폐사됐다. 일제의 조선 침탈에 맞선 의병들의 근거지이자 무기 보급처라는 이유로 사찰에 있던 무기고를 폭파하면서 소실됐다. 장경사는 무기고 폭파에도 불구하고 화마를 피해 역사를 이을 수 있었다. 조계종 직할교구에 소속된 남한산성내 유일한 공찰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된 것도 이 덕분이다. 

장경사는 남한산성 의승군문화제로 꽤나 알려져 있다. 의승군수륙재가 문화제의 핵심이다. 선종수사찰이던 봉은사에서 열리다가 1930년대 중단된 것을 2012년 장경사에서 복원한 것이다. 80년의 단절을 딛고 전통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과 관, 군, 종교가 어우러졌던 남한산성내 공동체 문화의 원형을 회복하는 시도라는 점도 주목해야할 점이다. 
 

장경사는 2012년 남한산성을 축성하고 지켰던 의승군을 추모하는 수륙재를 단절 80년만에 복원해 올해 8회째를 맞는다.
장경사는 2012년 남한산성을 축성하고 지켰던 의승군을 추모하는 수륙재를 단절 80년만에 복원해 올해 8회째를 맞는다.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당시의 축성기술을 잘 담고 있는 것에 더불어 산성내 독특한 공동체문화가 살아 있는 점이 꼽혔다. 그런데도 그동안 남한산성내 불교문화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해왔다. 장경사가 의승군수륙재를 복원한 의도가 여기에 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장경사와 남한산성이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나는 하나의 과정으로 삼았다. 장경사는 올해도 오는 10월12일 남한산성 의승군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의승군문화제로부터 촉발된 장경사의 변화 시도는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사찰로의 변화로 이어졌다. 장경사는 최근 10년새 지역사회 참여와 기여활동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지역사회 기여가 포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안식처인 광주 나눔의집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지역 청소년 장학금 기탁, 지역민들이 찾는 복지기관의 물품 지원, 지역 신행단체 활동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를 통한 자비의 쌀 나눔은 매회 1000kg씩 매년 두차례 지역사회로 회향회고 있다. 

이런 활동의 성과는 어린이법회와 템플스테이 운영으로 이어졌다. 장경사 어린이법회는 주지 진광스님 부임 이후 급물살을 탔다. 평소 어린이 청소년 법회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진광스님의 강한 의지에 신도들이 함께 나서면서 힘을 얻었다. 신도들은 자녀와 손자손녀들의 손을 잡고 장경사에 왔다. 이렇게 구성된 어린이법회는 매월 자체 법회와 여름불교학교 등을 진행할 만큼 자리를 잡았다. 조계종 직할교구가 주최하는 천진불 어울림 한마당에도 참여하며 장경사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장경사는 종단에서 지정운영하는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은 아니지만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와 연계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3차례 열었다. 장경사도 방사 부족과 프로그램을 진행할 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러나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와의 연계 자체가 의미가 적지않다. 장경사가 남한산성 내 불교문화를 전할 콘텐츠를 갖고 있다는 점과 지역내 활동을 늘리면서 템플스테이를 유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 장경사 전경.
광주 장경사 전경.

남한산성 탐방객이 장경사를 거치는 특성을 활용한 포교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장경사는 탐방객을 위한 무료 찻집을 운영하며 쉴 공간을 마련하고 생수와 차를 제공한다. 종무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통째로 탐방객 쉼터이자 찻집으로 바꾸었다. 절에 오면 갈 곳없는 신도들의 만남과 대화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것이 당장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탐방객의 발길을 도량으로 이끌고 사찰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장경사는 행정구역상 광주이지만 성남, 하남, 서울 동남부와 인접해있다. 장경사 신도도 이 지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도시를 끼고 있으면서 지역인구가 많은 지역이라는 포교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반영해 기존의 음력 위주의 법회 외에도 일요법회 개설,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겸한 법회 운영, 정기적인 신도교육 등을 통해 사회의 변화에 발맞춘 체질 개선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가 직할교구와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로 나아가는데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않다. 
 

◼ 인터뷰/ 장경사 주지 진광스님

“스킨십 법회로 신도간 벽 허물어졌어요”

진광스님
진광스님

어느 사찰이나 신도간 불협화음은 골칫거리다. 안정적인 사찰 운영에 저해가 되고 때로는 해결하기 힘들 만큼 큰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장경사도 신도간 크고작은 일들이 있었다. 이를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것이 늘 숙제였다. 장경사 주지 진광스님은 “신도들이 같이 오랫동안 절에 다녔어도 속 마음을 열어놓고 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큰 원인이 있다”며 신도간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장경사는 자비도량참법 기도가 끝나면 신도들이 서로를 껴안아주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눈에 띄게 달려졌다고 한다. 처음엔 어색해서 쭈뼛쭈뼛하다가도 서로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다보니 보이지않던 벽이 허물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스킨십 법회다. 진광스님은 “여전히 부족함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개선됐다”고 했다. 이런 작은 변화가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재임한 진광스님은 처음 장경사에 왔을때부터 템플스테이를 하고자 추진해왔다. 장경사가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방사와 공간 부족 등이 늘 걸림돌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템플스테이와 법회 공간 확보를 위한 불사를 추진 중이다. 얼마전 시작한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와 연계한 템플스테이도 불사가 추진된다면 해결이 가능하다.

진광스님은 “요즘 시대에 맞는 포교전략으로서 템플스테이는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이라며 “템플스테이를 비롯해 장경사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당면한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불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광주=박봉영 기자 bypark@ibulgyo.com

[불교신문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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