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5> 딥러닝 알면 마음이 보인다①
[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5> 딥러닝 알면 마음이 보인다①
  • 보일스님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 학감
  • 승인 2019.08.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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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뇌 신경망 모방해 탄생한 딥러닝

“사람의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갖가지 것들을 그려내나니 일체 세간 가운데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없구나.”  -<대방광불화엄경> ‘야마천궁게찬품’ 중에서
 

보일스님

➲ 인공지능의 봄

갑자기 여기저기서 인공지능에 관해서 얘기한다. 신문, 방송, 인터넷, 출판물 할 것 없이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다. 어리둥절하다. 한술 더 떠서 ‘딥러닝(Deep Learning)’은 뭐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은 뭔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용어들이 계속 생겨난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 기술은 오랜 정체기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인공지능의 겨울’이라고 불렀다. 우리 일상 속의 인공지능은 ‘인공 무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지난 2014년을 전후해서 딥러닝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 해를 전후해 3~4년 동안에 그간 인공지능 연구 분야의 난제들이 대부분 해결됐다. 부처님께서도 무상(無常)을 설하셨다. 문제는 최근 과학기술이 변해도 너무 빨리 변한다는 것이다. 이 변화에 대해 성찰하고 사유해볼 새도 없이 유례없는 변화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 와중에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과학자들의 파국적 예언이 더욱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화성식민지 건설계획까지 실행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조차도 “현존하는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아마도 인공지능일 것”(2014년 MIT 강연)이라고 경고했다. 막연한 희망과 근거 없는 두려움 이전에 우선 그 변화의 속성이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딥러닝은 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딥러닝은 인공지능 핵심 기술이다. 이 딥러닝 기술은 현재 우리의 일상 속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즐겨 이용하는 ‘페이스북(Facebook)’의 얼굴인식 기술은 경이로운 수준으로 향상됐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정확도가 보잘 것 없었다. 갈색 바탕의 식빵과 고양이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2014년, 빅 데이터에 기반한 딥러닝 기술의 도입으로 인간의 육안을 넘어선 수준의 획기적 인식률(정확도 97.25%)을 보인다. 페이스북에서 단지 친구 얼굴 찾는데 쓰려고 이러한 기술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의 특정 인공지능기술은 여타의 분야로 응용, 확장되기 마련이다.

당장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개인 사진을 도용하거나 사칭하는 경우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물 인식기술은 현재 의료분야에서 암 종양을 조기에 식별, 진단하거나 자율주행 자동차의 외부상황인식 기술 등으로 응용되고 있다. 이처럼 딥러닝은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오게 한 기술을 열거할 때마다, 항상 맨 위에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 알파고 & 알파 제로 

“알파고(AlphaGo)’를 기억하십니까?” ‘알파고’를 통해 현재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다. ‘무상하다’는 말이 이보다 잘 들어맞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지난 2016년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일명 ‘알파고 쇼크’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알파고는 세상에 없다. 무슨 소리인지 그간의 정황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세기의 대결 이후 알파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차 사그라져갔지만, 알파고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했다. 알파고는 이세돌을 이기면서 마치 훈장처럼 이름을 ‘알파고 리(Lee)’로 개명한다. 

그리고 다시 ‘알파고 리’는 중국의 커제 9단을 상대로 완승을 한다. 그러고는 바둑을 모두 다 통달, 마스터했다는 의미로 ‘알파고 마스터(Master)’로 또 이름을 바꾼다. 이쯤 되면, 변화 속도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진다. 그래도 그나마 여기까지는 가늠이 된다. 왜냐하면 사실상 같은 시스템 기반의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차이가 있다면 다만 더 학습을 많이 시킨 결과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새로운 수준의 ‘알파고 제로(Zero)’가 탄생한다.

이전의 알파고 시리즈와는 달리, ‘알파고 제로’에는 인간의 기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즉 기존의 데이터 없이 바둑의 규칙만을 알려준 다음 강화학습을 시켜서 실력을 기르게 했다. ‘딥러닝’으로 무장한 이 ‘알파고 제로(Zero)’는 ‘알파고 리’와 ‘알파고 마스터’를 모두 제압하게 된다. 최초의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DeepMind)사를 통째로 인수한 구글(Google)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 개월 뒤 다시 이 알파고에서 바둑이라는 의미의 ‘고(Go, 碁, 바둑의 일본식 표기)’를 뺀 ‘알파 제로’를 등장시킨다. 
 

기존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은 입력 계층과 중간 계층, 출력 계층의 3층 구조로 단순했기 때문에 복잡한 정보의 처리가 어려웠다. ‘딥러닝’은 중간계층을 여러 겹으로 만들어 깊이를 더해가는 방식으로 심층학습을 시켜 고도의 인식률을 보여준다.
기존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은 입력 계층과 중간 계층, 출력 계층의 3층 구조로 단순했기 때문에 복잡한 정보의 처리가 어려웠다. ‘딥러닝’은 중간계층을 여러 겹으로 만들어 깊이를 더해가는 방식으로 심층학습을 시켜 고도의 인식률을 보여준다.

이제 더 이상 ‘알파고’가 바둑만 두는 인공지능으로 머물지 않을 거란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알파 제로’는 단 24시간 동안 바둑 기보를 스스로 학습하여 기존의 ‘알파고 제로’를 이겨버린다. 

정리해보자면, 기존의 ‘알파고’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는 방대한 기보를 미리 입력해서 작동하는 방식이었다면, ‘알파고 제로’ 부터는 사전에 데이터 입력 없이 스스로 학습을 통해 단시간에 바둑의 고수가 되어가는 시스템이다. 현재 ‘알파 제로’는 이전의 인공지능과는 달리 독창적인 수를 스스로 개발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과감한 수를 두는 등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알파 제로’는 이제 바둑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인공지능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 인공지능로봇인 왓슨(Watson)으로 업종 전환에 성공했다. 이제 인공지능이 지목한 분야는 바로 최고의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명 ‘도장 깨기’가 시작된 것이다. 긴장하시라. 바로 실업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딥러닝이란 것이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딥러닝은 인공지능 기술의 첨단을 자랑하지만, 그 작동과정의 흐름을 정밀하게 추적하기가 어렵다. 인공지능의 정보처리 과정에서 소위 ‘블랙박스화’ 돼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내린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판단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의 하사비스(Demis Hassabis)를 비롯한 수많은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은 바둑에 관한 한, 그 누구도 이세돌을 이길 수 없다.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단지 알파고에 학습하게 시키는 일이 전부다.

그들은 알파고가 어떤 전략으로 이세돌과 피말리는 싸움을 전개해 나갈 것인지 알 수도 없고, 이해하지도 못한다. 딥러닝은 인간이 창조했지만, 데이터 입력이 완료되고 실행키를 누르는 순간 인간의 손을 떠나게 된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딥러닝에 대해 느끼는 놀라움 뒤에 두려움이 교차하는 이유다. 

➲ 딥러닝과 비로자나불

딥러닝에 대한 어려운 개념이나 공학적 설명 이전에 어째서 딥러닝을 획기적 기술이라고 하는지 바로 예를 통해 감을 잡아보자. 여기에 비로자나 불상 사진 만장을 입력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있다. 인공지능에 이미 입력된 사진 중의 한 장과 동일한 비로자나 불상을 보여주고,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정확히 ‘비로자나불’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당연히 이렇게 이미 저장된 사진의 장수, 즉 데이터양이 많아질수록 인식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문제는 인공지능에 이미 입력된 사진 데이터에 아예 없거나 비슷한 비로자나 불상을 보여줄 경우, 이에 대한 인식률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세한 차이만 있어도 어린아이가 구별해 낼 수 있는 것을 인공지능은 못 해내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혁신이 일어났다. 일부러 무작위적으로 데이터의 중간 정보 처리단계(은닉층) 또는 일부 데이터를 없애버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보유한 데이터양이 줄어들자 즉각적으로 답을 찾기 어려워졌다. 그러자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은 그나마 가진 남은 데이터 중에서 서로 공통점을 찾아내고 분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비로자나불다운’ 이미지, 즉 ‘비로자나불다움’을 나타내는 공통점을 기준 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름의 압축된 표현 즉 특징값을 도출해 낸다. 앞의 예를 들자면, 의도적으로 제거된 데이터가 없더라도 나머지 비로자나 불상의 사진 이미지들을 서로 비교 대조해서 공통된 특징, 즉 양손을 서로 포개듯 감싸 쥐거나 한 손의 검지를 다른 손으로 감싸 쥐고 있는 ‘수인(手印)’을 비로자나 불상의 공통된 특징값으로 도출해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는 입력된 사진 데이터에 없는 비로자나 불상을 보여주면 ‘수인’만으로도 비로자나 불상으로 인식하게 되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인공지능에 비로자나불이 무엇인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은 스스로 배우고 학습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데이터 속에서 비교, 대조, 분류한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에 입력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사물이나 이미지까지도 인식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일치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이다. 부족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딥러닝이 스스로 추상적인 공통의 특징들을 찾아내 패턴을 분류해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 바로 인간의 생각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예를 들면, 인간의 두뇌도 여러 개의 점을 보고 선으로, 선을 통해 면으로, 면을 통해 입체를 예측해내는 추상화 과정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두뇌 신경망(Neural Network)을 모방해 탄생한 딥러닝이다. 

[불교신문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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