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망상 소멸한 분이 아라한”

부처님 가르침 직접 들은 성문
도 닦고 바르게 실천하는 분들
공양받아 마땅한 위없는 복밭

 

등현스님

부처님의 가르침을 존속하게하고 유지시키는 분들이 바로 성문상가(sāvaka sangha)이다. 이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부처님의 경전과 수행이라는 두 가지 유산은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이어 내려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불자들은 항상 성문상가에게 감사하고 귀의하는 것이다. 이들이 성문상가라고 불릴 수 있는 몇 가지 조건과 특징이 있다. 

첫째, 성문(聲聞)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친히 들은 분”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리불과 목련 존자는 최고의 성문제자들이라고 칭해졌고, 가섭 등 8대 제자들은 위대한 성문제자들이라고 불렸다. 그리고 이러한 성문들이 4분 이상 모인 것을 성문승 또는 성문상가라고 한다. 상가 자체는 단순한 모임, 무리의 뜻이기 때문에 이는 재가자의 모임일 수도, 다른 종교의 모임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성문상가에게 귀의함”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친히 들은 또는 전승한 제자들의 모임”에게 귀의하는 것이고 불멸후 500여 년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은 승려들의 암송에 의지해 왔으므로 성문상가는 자연히 출가상가와 동일시 여겨졌다. 그러나 개개의 출가자는 비구, 비구니이고 이들을 개인적으로 칭할 때는 반테(Bhante, 대덕 또는 존자의 뜻)라고 불렀다.

둘째, 성문상가는 부처님께 들은 가르침을 잘 실천하고 있으며, 꾀를 부리지 않고 도를 닦고 있으며, 속이지 않고 바르게 수행하는 이들이다. 그러므로 성문승은 단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뿐만 아니라 바르게 실천까지 하시는 분들인 것이다. 수다원향, 사다함향, 아나함향, 아라한향의 넷인데 이들은 과위를 얻진 못했으나 각각의 과위를 향해서 수행하는 분들이다. 

셋째, 이 성문승의 실천에는 15가지가 있다. ①계(戒)로 (말과 행위를) 절제함 ②감각기관(根)들의 문을 잘 단속함 ③음식에서 적당량을 앎 ④깨어있으려는 노력인데 이는 욕망, 싫어함, 두려움, 어리석음 등의 번뇌들이 마음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⑤또한 삼보와 인과에 대한 믿음 ⑥계 어김을 부끄러워함 ⑦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두려워 함 ⑧부처님의 법을 많이 배움 ⑨노력 ⑩알아차림 ⑪지혜 그리고 네 가지 색계선까지 15가지 진실한 실천법이 있다(숫타니파타 vol.1, Paramatha Jotika). 

넷째, 이 실천은 결과로 드러나야 하며 그 결과는 4가지가 있다. ①오온의 무아를 깨달은 자(수다원과) ②무아를 깨닫고 욕계의 거친 욕망과 싫어함을 수습하는 자(사다함과) ③무아를 깨닫고 욕계의 미세한 집착까지 소멸한 자(아나함과) ④색계의 선정과 몸이 없는 정신의 존재(無色界)에 대한 애착마저 모두 소멸함(아라한과)등의 4가지이다.

이와 같이 스스로의 업으로 인하여 세계를 나와 남으로 분별했던 집착망상이 모두 소멸한 분이 바로 아라한인 것이다. 아라한의 앎은 3명(明)을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나 6신통에 의성신과 위빠싸나 지혜, 둘을 더해서 크게 8가지로 열거되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아라한의 정의 중의 하나는 “세 가지 지혜를 나는 얻었고, 불법 안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이루었다”이다. 3가지 지혜는 자신의 전생을 앎, 다른 생명의 전생을 앎, 번뇌의 완전한 소멸에 관한 앎이다. 여기에 숙명통, 천안통, 천이통, 신족통, 타심통, 의성신, 위빠싸나 지혜, 누진통 등이 더해서 모두 8가지가 된다.

다섯째, 그러므로 세존의 성문상가는 마땅히 공양 받을만한 분들이며, 마땅히 대접받을만한 분들이며, 마땅히 보시 받을만한 분들이며, 합장하여 공경할만한 분들이며, 위없는 세상의 복밭인 것이다.

[불교신문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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