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Q   염주하면 108 염주가, 번뇌하면 108 번뇌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왜 108이라는 숫자가 나왔는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소멸 
부처되기 위해 삼매에 들고자 
108염주 수행도구로 삼기도


A   염주(念珠)는 글자 그대로 “생각을 집중시키는 구슬”인데, 주로 108개가 기본입니다. 그러나 108염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10배나 5배인 장주(長珠)도 있고, 단주(短珠)라고 부르는 20개에서 30개 사이의 염주도 있고, 손목에 차는 합장주도 있습니다만 그 기준은 108염주입니다. 그런데 왜 108이라는 숫자가 염주는 기본이 되었을까가 궁금 하신거지요?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알아가고 소통하는 데는 주로 여섯 가지의 창문(6)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 여섯 가지 창문은 각각 전문적 분야가 있는데 즉, 눈의 창은 세상의 모습을 보고 그 이미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귀의 창은 온갖 소리를, 코의 창은 냄새를, 혀의 창은 맛을, 온 몸의 피부의 창은 촉감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학습해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의 창은 고유의 사고 영역과 더불어 앞의 다섯 가지 창문들을 통해 받아들인 인식을 종합하여 자기해석화 시켜 저장해 놓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여섯 가지 창문을 통하여 인식한 세상은 각각 ‘좋다(好), 싫다(惡), 그저 그렇다(非好非惡)’ 라고 하는 세 가지(3) 자기 느낌판단을 가지게 되고, 이 자기 판단은 도덕 윤리 종교적으로 ‘깨끗한 것(淨)과 더러운 것(染)’ 두 가지(2)로 구분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살아 있는 한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3)’ 계속하여 반복되며 인식될 것이기 때문에, 위 숫자를 모두 곱한(6×3×2×3) 수(=108)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늘 일으키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을 말합니다.

이 생각들은 여섯 개의 창문이 깨어있는 한 찰나(刹那)에도 수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집니다. 찰나는 수학적으로 약 75분의1초에 해당된다고도 하는데, 찰나에 하나의 마음만 생겨난다 하더라도 1초에 일흔 다섯 가지의 생각이 일어나고 1분이면 4500개의 생각이, 1시간이면 27만개의 생각들이 들락거릴 수 있습니다.

이 생각 하나하나는 모두 번뇌일 수 있습니다. 이 번뇌는 우리의 삶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윤회의 굴레에서 영원히 헤매게 합니다. 그래서 이 수많은 생각을 제어해서 한 가지 마음, 즉 불심에만 집중시키는 삼매(samādhi, 三昧)의 경지를 이뤄야 합니다. 이 불심삼매를 이루기 위해서 불교에서는 다양한 수행방법을 고안해 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번뇌를 분석 연구하여, 육체를 지닌 모든 중생들은 근본번뇌인 108번뇌를 일으킬 수밖에 없고 이 번뇌를 없애고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108염주를 의지하여 삼매에 들고자 108염주가 수행도구로 만들어 진 것입니다.

[불교신문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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