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

김지혜 지음 / 파람북

<인간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는 페이스북 편지글로 한국 사회에 뼈아픈 질문을 던진 음악가 김지혜가 말하는 공존에 관한 이야기다. 만 15개월에 접어든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유학길에 함께 올랐던 것이 벌써 10여 년 전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민중가요로 유명한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독일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것을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으로 써내려갔다. ‘안겔라’는 그녀의 독일어 이름이다.

처음 마주한 독일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방인을 향한 경계심과 인종차별은 숨 막혔다. 아들이 학교에서 ‘중국놈’이라며 심하게 놀림을 받았다. 그러던 중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부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실감했고 숨통이 트이자 독일 사람들의 삶과 사회와 교육 시스템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사회문제에도 귀를 기울일 여유가 생겼다.

책은 저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 독일에서 바라본 한국 사회의 이야기, 이방인이 들여다본 독일 사회의 이야기,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10년 넘는 타향살이에서 얻은 깨달음은 결국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지 않으면 세상 모든 이상과 이념은 본래 모습을 쉽게 잃어버린다”는 것이었다. 이는 한국이든 독일이든 어딜 가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관심과 연대.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타인의 고통과 행복에 무뎌지지 않고 살아갈 때, 그 행복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누군가를 미워하고 특정 나라나 종교에 선입견을 갖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것은 없다는 것을. 한정된 경험과 부족한 정보에서 오는 편견만큼 사람의 성장을 가로막는 건 없다는 것을. “인간 세상에서 천국을 만드는 일은 불가능해도 최소한 지옥을 면하는 길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저자가 작곡하고 연주한 피아노곡 CD가 첨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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