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교구본사 용주사 '오감 명상캠프' 후기

제2교구본사 용주사가 지난 7월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오감 깨우는 명상 캠프’에 참가한 최예린 어린이의 어머니 김은희 씨가 캠프 참가 후기를 본지에 보내왔다. 이번 캠프에는 67명 어린이들이 참가해 신나게 뛰어놀고 <부모은중경>을 배우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김은희
김은희

캠프시작인 7월26일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 좀처럼 그칠 생각도 없고, 일기예보는 3일 내내 비소식을 전했다. 용주사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으로 갔다. 이번 캠프에는 67명이 참가해 2박3일을 함께 했다.

첫 일정은 가장 기본인 역사 속으로 떠나는 용주사 소개였다. 아이들은 포교사로부터 사찰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자신들이 방문한 용주사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예불 때는 <부모은중경>을 독송하고 목탁 치는 법도 배웠다. 아이들의 부모은중경 독송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품에 품고 지켜주는 은혜,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기 가려 누이는 부모님 은혜를 생각하며, 이런 부모님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한 적이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아이들 마음속에도 부모님을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와글와글 깨우는 요가명상에서 아이들은 수건돌리기, 서로 손잡고, 신문지로 하는 놀이, 눕기도 하고 뛰며 시간을 보냈다. 어색하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웃고 즐기는 서로를 알아갔다.

두 번째 날, 새벽부터 왔던 비는 더 이상 오지 않고 흐린 날씨였다. 깨울 필요도 없이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온몸을 깨우는 절 명상에 참여했다. 연수국장 스님의 목소리에 맞춰 절을 하며 차분히 아침을 시작했다. 캠프 시작부터 기대했던 물총놀이시간은 인기 최고였다. 흠뻑 옷이 젖어도 신나서 온통 넓은 마당을 뛰어다녔다. 신나게 뛰어논 아이들은 엄마들 사랑과 정성이 담긴 떡볶이로 허기를 채웠다. 바쁜 일과를 마무리 한 아이들은 모두 피곤했는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많이 고생했고 잘 따라주어서 고마워, 좋은 꿈꾸고 내일 마무리도 잘 지어주길 바라.”

마지막 날 아침은 곤히 잠든 아이들을 깨우니, 투정 부리지 않고 제시간에 일어나 48배 절을 올렸다. 아이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깃털과 장식으로 꾸며 악몽은 걸러주고 좋은 꿈을 꾸게 해준다는 드림캐처를 만들었다. 부처님을 가운데 붙이고 오색실과 부처님을 연결하고 장식하는 소품을 만들어, 부처님과 우리 아이들을 이어주고, 언제나 함께 있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마정수기는 두 분의 스님들이 부처님을 대신하여 우리 아이들이 미래의 부처님으로 인정받는 의식이었다. 결명주사로 왼쪽, 오른쪽 손목, 목, 이마에 도장을 찍는 의식을 가졌다. 아기 부처님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지어졌다. 둘째 날 썼던 감사편지 낭독하는 시간, 아이들은 스스로 손들어 자신의 편지를 발표했다. 부모님, 봉사해주신 선생님, 여러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들이였다. 벅찬 감동의 시간을 끝으로 2박3일의 캠프는 마무리됐다.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웃을 수 있었던 시간, 아이들 마음속에 조금은 부처님 세계가 자리 잡았기를…. 그리고 함께한 모든 아이들과 인연되면 다시 만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혹시나 야단치고 화내서 나로 인해 상처 받지 않았기를 바래본다. 끝으로 이 여름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준 용주사와 스님들 그리고 여러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불교신문 3509호/2019년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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