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층 건물에 콘크리트가 부어지고 있는 현장 모습. 배움의 소중함을 아는 이곳 학생들은 공사 과정을 매일매일 지켜보며 근사하게 변해 있을 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학교 2층 건물에 콘크리트가 부어지고 있는 현장 모습. 배움의 소중함을 아는 이곳 학생들은 공사 과정을 매일매일 지켜보며 근사하게 변해 있을 학교를 꿈꾸고 있습니다.

“부릉부릉~” 매캐한 뿌연 검은 연기와 굉음을 내며 대형 콘크리트 차량이 학교 운동장에 들어섭니다. 작은 시골 마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곳은 바로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 지부에서는 첫 번째로 건립하는 2층 건물 양닐 구옥자 중·고등학교입니다. 

양닐 구옥자 중학교 학생들은 학교 건물이 없어 양닐초등학교 건물에서 함께 오전·오후로 나눠 수업을 합니다. 물론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주변 15개 마을을 통 틀어 초등학교는 2곳 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 진학을 위해선 8km 이상 거리의 타 면내로 나가야 합니다.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수용하고 있는 이곳 양닐초등학교는 말 그대로 포화상태가 돼 교실 수 부족으로 등록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기대와 바람으로 건립되고 있는 양닐 구옥자 중·고등학교를 보고 있으면 부담감이 더욱 강하게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드디어 2층 공사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날 총 8대의 트럭이 동원됐고,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만 4시간 정도 소요됐습니다. 이 모든 작업을 하루 만에 끝내야 균일한 바닥이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콘크리트가 완전히 마르기까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이후 2층 기둥을 올리고 벽돌 조적작업이 이뤄 질것입니다. 

이 과정을 매일같이 지켜보는 학생들은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까요? 근사하게 변해 있을 학교를 꿈꾸고 있지는 않을까요? 저 역시 공사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봅니다. 시원한 바람이 창가를 두드릴 때쯤, 학생들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을 겁니다.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는 일도 없을 겁니다. 또한 면 내 타 학교의 학생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하니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을 계속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배움은 무엇일까요? 누구에게나 권리는 있지만 쉽게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연히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중학교로 진학하는 것이겠지만 여기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없어서 포기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곳저곳 두드려보고, 물어보고, 만져보고, 확인해보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곳이 아이들이 꿈을 키워낼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하늘과 좀 더 가까이 맞대어 있는 건물을 보고 있자니, 아이들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 듭니다. 새 학기 초등학교 건물이 아닌 중학교 건물로 등교할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 보며, 오늘도 벽돌 한 장, 한 장에 아이들의 꿈도 함께 쌓아 봅니다.

[불교신문3508호/2019년7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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