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 화엄법회에 400여명 운집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속에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시원한 법문이 펼쳐졌다.
지난 8월3일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스님)에서 열린 화엄법회는 삼복더위와 법회와의 한판 승부를 연상케했다.
이날 제19교구장 덕문스님이 법상에 오른 시각은 한낮의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오후1시였다. 요즘 한반도의 삼복더위는 계곡이 깊은 산중사찰도 피해갈 수 없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뙤약볕 아래 화엄원 앞마당을 가로지르는 인파가 줄을 잇더니 법회장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가득하다. 무더위도 법회에는 기를 펴지 못한 것이다.
법회가 열린 화엄원에는 인천 영은사 선재불교대학 재학생들을 비롯해 구례, 순천, 여수 등 지역에 거주하는 불자와 사하촌 상가주민,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그리고 여름휴가차 사찰을 찾은 참배객, 등산객 등 족히 400여명이 넘게 모였다.
이날 초청법사로 법상에 오른 덕문스님은 ‘아침 저녁으로 옷을 갈아입는 도반스님 이야기’로 법문을 시작했다.“순간 순간 죽음을 놓치지 않고자 정진하는 도반이 있습니다. 그 스님은 언제 가더라도 마음뿐 아니라 몸도 흐트러지지 않고자 매일 옷을 깨끗하게 갈아입습니다. 전국의 사찰마다 백중기도가 한창입니다. 백중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불자로 거듭나기 위해 죽음을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더불어 덕문스님은 “죽는 순간 부처를 생각해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자비심을 잃지 말고 겸손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새벽부터 화엄사를 향한 정재구 거사는 “죽음을 멀리 남의 일로 생각하지 말고 항상 지나온 삶을 점검하라는 스님의 말씀에 온몸으로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며 “자비와 겸손을 잃지않는 불자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화엄사는 매달 첫째 토요일 오후1시 경내 화엄원에서 전국의 명사를 초청해 화엄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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