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혁신위, 1차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
전문가 및 기획위원들 다양한 의견 나눠
조현 한겨레 기자 “시대와 공감하며
대중들의 니즈(needs) 파악해야” 제언
오는 9월 공식 출범을 앞둔 화합과혁신위원회가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불교와 종단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조계종 화합과혁신위원회(위원장 정념스님) 기획위원회는 지난 7월22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불교는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1차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유승무 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 교수, 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 기자 등이 패널로 나와 불교와 종단의 현실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 불교의 신념체계로는 문명 전환 시대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분석과 함께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종교’로 나아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변화하는 현대 사회 모습을 짚으며 ‘불교가 어떻게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 조현 한겨레신문 기자의 발제가 눈에 띄었다. 조 기자는 “경쟁을 통해 비교 우위에 서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에 불교는 ‘경쟁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라’고 하며 지루한 걸 한시도 견디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스님들은 ‘인욕으로써 참고 흔들리지 말라’고 말한다”며 “2019년에 살면서 현재 사회 현실과 국민 의식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100년 전 이야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많은 문화재와 산림 자원 보유,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관 등 불교가 갖고 있는 자산은 타종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자 엄청난 포교의 콘텐츠임에도 정작 불교는 수학여행으로 사찰을 찾은 그 많은 학생들과도 인연을 만들어 내지 못할 정도로 열정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위기를 기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감을 바탕으로 한 대중의 니즈(needs) 파악’을 제시했다. 조 기자는 “AI시대에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바로 공감 능력”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와 국민들, 그리고 스님과 불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들어주는 공감하고 소통하는 불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기획위원들도 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이어갔다. 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페미니스트, 동성애자 등 사회에서 배제되고 차별받은 소수자들이 불교에 희망을 찾으러 오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젠더 문제, 여성, 동물권리 등 타 종교가 접근하지 못하는 이슈를 선점하고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불교 인재 양성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국불교를 융성하게 만드는 주체인 동국대와 중앙승가대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합과혁신위원회에서 정식으로 다룰 의제와 방향성을 세우는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는 위원회 공식 출범 전까지 총 5차례 진행된다. 2차 토론회는 오는 8월21일 ‘우리는 지금 왜 부처가 필요한가’를 주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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