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서울 참나선원 강제 이전 위기 처해
항의하자 관악구는 “전통사찰 아니라 들어줄 수 없어”…근처 골프연습장은 그대로
도심공원 내 사찰 강제수용 가능성 높아…불분명한 강제수용 사유가 논란 키워

서울 참나선원이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강제 이전 위기에 처했다. 참나선원 전경.
서울 참나선원이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강제 이전 위기에 처했다. 참나선원 전경.

참나선원은 현 위치에서 30년간 수행 포교도량으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청과 구청에서 공원을 만들겠다고 토지를 강제 수용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현 자리에서 수행하며 포교하고 싶습니다.”

서울 참나선원 총무 무관스님은 상황을 담담히 설명했다. 조계종 사찰로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참나선원은 주지 성범스님의 원력으로 경찰병원 포교, 비행청소년 교화, 소외 이웃을 위한 자비 나눔, 병원 전법 결사체인 생사일여회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곳이다.

그러나 최근 관악구로부터 “‘2019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사업-관악산 도시자연공원시행과 관련해 참나선원을 보상수용 토지에 강제 편입한다는 공문을 받게 된다. 보상금액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주변 지역에 이전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는 게 참나선원 측 설명이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도시공원 일몰제로 각 지자체가 급하게 공원 부지 매입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면서 발생한 일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주변 땅 주인의 재산권 보호 등을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것을 말한다. 내년 71일자로 시행될 예정이다. 다시 말해서 20년 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곳은 내년 630일까지만 도시공원이며 이후 공원 부지에서 해제 된다. 그 규모가 전국적으로 340㎢에 달한다.

상황이 이러자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녹지 감소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대기 환경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커졌고, 이에 각 지자체는 부랴부랴 공원부지 마련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자연스럽게 토지 주인들과 갈등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참나선원도 이런 사례 중 하나다.

문제는 명확하지 않은 강제 토지수용 근거이다. 참나선원 총무 무관스님은 관악구에 곧바로 수용할 수 없다는 항의 공문을 보냈지만, 구청 측에서는 전통사찰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업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사찰 주변 영어마을이나 골프연습장은 그대로 놔두고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찰은 강제로 토지를 보상 수용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명확하지 않은 강제 토지수용 근거이다.  무관스님은 “사찰 주변 영어마을이나 골프연습장은 그대로 놔두고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찰은 강제로 토지를 보상 수용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명확하지 않은 강제 토지수용 근거이다. 무관스님은 “사찰 주변 영어마을이나 골프연습장은 그대로 놔두고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찰은 강제로 토지를 보상 수용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참나선원처럼 사찰 땅을 강제 수용당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교계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단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총무원 재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안으로 떠오른 참나선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관악구 측에 공원 강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향후 피해 사찰과 관련한 내용을 파악한 뒤 관련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관악구청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업과 관련해선 토지 주인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며 말을 아꼈고, 서울시도 같은 입장이었다. 다만 무관스님은 지난 18서울시 2030 공원녹지 기본계획 일부정비() 공청회에서 피켓 시위 등으로 반발에 나서자 서울시 관계자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관스님은 은사인 성범스님은 마지막 여생을 이곳에서 포교하며 지내고 싶어 하신다강제수용의 위기에서 벗어나 지역주민과 상생하며 참나선원이 이곳에 존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서울시가 개최한 '2030 공원녹지 기본계획 일부정비(안) 공청회’에서 "참나선원의 존치를 바란다"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참나선원 신도들의 모습.
지난 7월18일 서울시가 개최한 '2030 공원녹지 기본계획 일부정비(안) 공청회’에서 "참나선원의 존치를 바란다"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참나선원 신도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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