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난민과의 만남 5년의 기록
“국제적인 공조로 해결해야”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정우성 지음 원더박스

영화배우 정우성이 책을 냈다. 난민에 관한 이야기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2014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 이상 해외 난민촌을 찾아 난민들을 직접 만났다.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난민 보호활동을 하며 알게 된 사연과 난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불교계 대표 출판사인 불광출판사의 자매브랜드 ‘원더박스’에서 출간됐다. ‘스타’가 보는 난민은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사람들이다. 단지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만 다를 뿐. “누구라도 난민촌에서 난민들을 만나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난민’은 심각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단어다. 이질성과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고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목소리다. 그 역시 이를 존중한다.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지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참여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책의 인세는 전액 유엔난민기구에 기부된다.

정우성은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됐다.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 후, 막연히 다른 이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들어온 제의를 수락했다. 그해 11월 네팔로 첫 난민 캠프 조사를 떠났다. 뒤이어 남수단, 레바논, 이라크, 방글라데시, 지부티와 말레이시아 등을 돌며 시리아 예멘 로힝야족(族) 난민들을 만났다. 자국 안의 여러 이유로 타국에서 버티는 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난민(難民)의 사전적 의미는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이다. 유엔난민기구의 보호 대상자에는 법률상의 난민뿐 아니라 국내 실향민, 난민지위신청자, 귀환민 등이 포함된다. 엄격한 의미의 ‘난민’은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앞의 보호 대상자를 통칭하는 의미로 모두를 ‘난민’으로 뭉뚱그리는 편이다.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기록에 대해 담았다. 사진은 남수단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정 씨. 아래 사진은 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촬영. 사진제공 유엔난민기구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기록에 대해 담았다. 사진은 남수단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는 정 씨. 사진제공=유엔난민기구

정 씨는 난민과 마주할수록 이들이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내전이나 폭압 등의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우리와 다를 바 없었던 평범한 인간이었다. “난민촌이라고 웃음이 없을 리” 없었고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더 걱정하는 부모들은 대한민국의 부모들과 같았다. 

그 누구도 스스로 난민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자기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또 언젠가는 반드시 집으로 돌아가리라고 꿈꾼다. 만주나 중국 등지에서 흩어져 살다가 해방 후 모국으로 돌아온 항일투사들 그리고 6.25전쟁 때 피란길에 올랐던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난민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제주도를 찾아온 예멘 난민 신청자들이 ‘가짜 난민’으로 몰릴 때, 그가 적극적으로 옹호에 나섰던 까닭 역시 직접 체험한 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일 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난민은 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국제적인 공조와 연대로 풀어가야 할 일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 차원에서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각국에서의 여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은 난민 문제에 개개인이 ‘관심’을 갖는 일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참여라는 것. 책의 갈피갈피에는 휴머니즘의 시선이 묻어난다. 물론 순수하고 따뜻한 신념과 행동이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어두운 현실과 복잡한 이해관계도 엄연히 있을 것이다. 다만 책을 통해 연예인으로서의 바람직한 사례를 남긴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