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종명스님 지음 부연사

“사람들이 불편하게 사는 것은 잘 생각해보면 이 자연과 멀어져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소 방울소리가 들릴만한 곳으로 적정 처를 삼으라는 말씀처럼 늘 이 자연과 또 사람들과 멀지 않게 살았습니다. 그 삶의 이야기를 불교계 여러 군데에 가끔 기고했는데 기고한 글도 있고 안 한 글도 있어서 같이 책으로 엮었습니다.”

김천 직지사에서 녹원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종명스님이 10년 동안 도농공동체를 운영했던 일화 등을 담은 <농담>을 출간했다. 제목 ‘농담(農談)’이란 농사지으면서 듣고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뜻이다. 남방불교와 같이 탁발이 아니라면, 소욕지족이라는 무소유의 삶을 유지하려면 선농일치가 우리 불교의 경제모델이라는 것이 스님의 신념이다.

이에 농업을 통한 지역공동체의 실현이 수행과 포교의 일원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생각에 10년 간 도농공동체 운동에 매진했다. 책에는 농사지으면서 지역민들과 소통하면서 얻은 우여곡절과 보람의 이야기들이 은은하고 담백한 어투로 펼쳐져 있다.

책은 크게 농담을 비롯해 사담과 법담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농담’은 앞서 밝힌 대로 농사이야기. ‘사담’은 은사인 전 직지사 조실 녹원스님의 열반을 앞두고 본사인 직지사로 돌아와서의 이야기다. 도량 조경을 열심히 한 통에 ‘꽃스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사연이 재미있다.

2017년 원적에 든 스승 녹원스님과의 따뜻한 기억도 잔잔하게 흐른다. ‘법담’은 부처님의 보편적인 가르침을 통해 지금의 일상에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근현대 한국불교의 문제점과 지향점을 짚었고 ‘생산노동’이 한국불교의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전반적으로 담박하면서도 비장하다. “건강이 악화되어 내일을 알 수 없을 때, 나의 작은 삶의 이야기들이 많은 이에 공감을 주어 평안을 드릴 수 있다면, 살아서 조금이라도 나의 업이 가벼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책을 펴낸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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