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값진 향공양은 삼학 해탈 해탈지견향

향불 피워 심신 정화하며
대자대비심 배우기도 하고
부처님세계와 매개역할도

이정우

Q   불교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기도할 때 향불을 사르는 이유는?

A   우리나라에서는 ‘향’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불교’를 떠올리게 되는 연상효과가 있는 듯합니다만, 사실 이웃종교도 향을 사용하는 데가 많습니다. 불교에서는 왜 향을 사루며, 심지어 부처님께 올리는 ‘육법공양(六法供養)’ 중에도 왜 향이 들어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향은 정화(淨化)작용을 한다는 메시지를 지닌 공양물입니다. 향을 피우게 되면 나쁜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로 가득 차게 됩니다. 부처님의 세계는 악취가 사라진 향기로운 세상이므로 그러한 부처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예부터 양치로 입속의 악취를 없애고, 몸의 체취마저 없애는 향을 피웠던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리고 옷매무새에도 신경을 쓰고 나가듯 말입니다. 

둘째, 향은 몸의 정화뿐 아니라 마음의 정화까지 만들어줍니다. 기도와 명상을 할 때 향은 평온으로 유도하고, 간절한 신앙심을 북돋아 줍니다. 아로마 테라피가 보편화된 것처럼 향은 온갖 번뇌 망상을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마음고요’로 이끌어 불성을 증진시키는데 좋은 역할을 해 주는 것입니다.

셋째, 향은 불자들에게 불교를 교육시키는 훌륭한 교재이기도 합니다. 향은 자신을 태움으로써 주위에 향기를 퍼뜨립니다. 심지어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날에게조차 자신의 향기를 묻혀줍니다. 향이 내포한 이러한 거룩한 이타정신을 불교에서는 한 줄기 향을 피움으로써 자기희생 정신과 대자대비심의 향기로운 삶을 배우는 것입니다.

넷째, 향은 그 연기가 위로 올라가 널리 퍼지나 아래로 내려오는 법은 없습니다. 이는 자신의 간절한 기원과 불심이 반드시 부처님이 계신 세계까지 올라가 닿을 것이라는 신앙심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향 연기는 속세와 불세계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이웃종교에서 물로 세례를 줘서 신앙과 하나 되는 의식을 하지만, 불교는 향불로 연비(燃臂)을 함으로써 이전의 죄업을 소멸시켜 불자로 거듭나게 합니다. 향이 속세에 있는 나와 부처님 세계와 하나 되게 이어 주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물질적인 향이 주는 교훈과 더불어 예불 때마다 외는 ‘다섯가지 향을 올리는 예(오분향례)’를 더 명심해야 합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값지고 훌륭한 향은 다름 아닌 내 자신의 계(戒)와 정(定)과 혜(慧)라는 삼학(三學)의 향이며, 해탈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의 향이라는 것입니다. 중생의 몸을 벗어나 하루 빨리 부처님처럼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 부처님께 가장 큰 향공양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신문3503호/2019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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