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20일 부산시민공원에서 부산시민 번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를 연다. 범불교도대회는 부산불교연합회,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 등 종단 사찰 신도들이 함께 추진하며 공연 민요 창작극 등 국악 한마당도 성대하게 펼친다고 하니 가히 부산불교 축제 한마당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하다. 또 시민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고 이웃돕기 쌀도 전달하는 더불어 함께 사는 자비행도 넘친다. 

부산은 ‘불교도시’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덕 높은 고승과 신심 깊은 불자가 많다. 범어사를 중심으로 천년고찰과 도심 포교당이 조화를 이루고 참선 등 수행력도 대단하다. 승복 입은 신도를 지하철에서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을 만큼 불교가 주류를 차지하는 도시다. 다른 지역에서는 목격할 수 없는 광경이다. 

부산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장이다. 일제강점기 전국 교구본사의 주지가 대처승으로 채워질 때 범어사는 청정비구승 전통을 잃지 않았다. 그 맥이 해방 후 정화의 씨앗이 되었다. 부산 범어사와 부산 지역 사찰은 한국전쟁 당시 전국의 스님들이 모인 선도량이었다. 그리하여 범어사 선암사 등 주요 사찰에서는 전쟁의 와중에도 간화선 전통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의 강백이 모여 교학을 증장한 곳도 부산과 인근 통도사였다. 범어사 통도사 금강계단은 불조의 계맥을 잇는 대장부를 배출하는 관문이었다. 부산 지역 신도들은 서울을 비롯 전국 사찰의 대화주로 전쟁으로 무너진 가람을 일신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 종단과 한국불교가 부산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음은 지나온 역사가 말해준다. 

그러나 오늘날 부산이 과거처럼 한국불교를 대표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사람과 경제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된 사회현실을 감안한다 해도 부산불교 역량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그 1차 책임은 부산불교를 책임진 스님들에게 있다.

범어사 주지를 둘러싼 오랜 갈등, 승 재가 지도부의 분열, 부산불교 전체를 고민하기보다 비슷한 규모의 사찰을 갖고 안주하는 개인주의 성향, 젊은층에 다가서지 못하는 문화혁신 부재는 부산에서조차 불교가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서울이 부산을 도와야 한다는 자조까지 나올 만큼 불도 부산불교의 명성이 빛을 바랬다. 

그러나 부산불교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10여 년 전 부산의 젊은 스님들은 힘을 모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재가안거 등 전국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신행혁신을 시작했고 한동안 나뉘어있던 연합회도 다시 힘을 모았다. 신도들의 수행 열기는 어느 지역보다 깊고 뜨겁다. 무엇보다 한국불교를 이끌고 우리 종단을 탄생시킨 주역이라는 자긍심과 수행력 높은 고승과 능력 있는 스님들로 넘친다. 

범불교도대회는 부산불교가 화합·단결하고 중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부산 불교가 힘을 합쳐 일으키는 새로운 바람이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 돼 한국불교 중흥의 발판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범불교도대회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촉구한다.

[불교신문3502호/2019년7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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