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무원으로 함께 하자입장 발표에
입장문 발표 동의 못해반대 의견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 기관에 종사하는 일반직 종무원으로 구성된 종무원 조합이 조계종 노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대 종무원 조합은 지난 4일 임시 총회를 열고 기타 안건으로 조계종 노조와 관련한 입장문 발표를 논의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노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과 비노조 조합원 간 설전이 벌어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와 관련 지금까지 종무행정 게시판인 '세피스' 등에서 논쟁은 있어왔으나 직접적 충돌이 인 것은 처음이다.

종무원 조합 집행부는 이날 총회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종무원의 뜻을 모아나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 내용을 조합원들과 공유했다. 이는 지난해 출범한 조계종 노조가 전현직 총무원장 스님을 사회법에 제소하고 이로 인해 <종헌종법>에 따라 징계를 받은 후에도 종단 인사조치에 불복, 종단 안팎으로 민주노총과 피켓 시위 등을 벌이며 종단 내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종무원 조합이 논의한 입장문은 그간 종무원 요구를 종단에 반영해온 조직(종무원 조합)이 있었음에도 새 교섭단체를 만든 노조로 인해 비통함을 느낀다는 점 지난 수년간 종단은 외부 세력의 비난으로 인해 충분히 고통 받아 왔다는 점 종무원 조합 조합원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점 등을 골자로 한다. 집행부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삼보에 귀의하고 조합원 임금 및 복지 문제를 중심으로 노사협의회 사업을 진행하며 함께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부 종무원들이 외부 세력이라는 말을 삭제하라”, “조합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입장 발표는 없었던 걸로 하라는 등 반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회의가 1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논쟁이 계속되자 집행부는 반대 의견을 수렴, 조합원 이름이 아닌 집행부 이름으로 입장문을 발표키로 했다.

그간 종무원 조합 집행부는 함께 근무하는 종무원들이 지난해부터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나서자 대의원, 집행부 회의 등을 통해 갈등 해결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최근 조계종 노조가 민주노총과 함께 종단에 대해 비방의 소리를 높이면서 종무원 다수 의견을 모아 입장을 밝히기로 가닥을 잡았다.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학녀 종무원 조합 위원장은 스님과 종무원이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외부로부터 힐난을 받을 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다누구를 탓하기 보다 먼저 참회하는 마음으로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다.

신학녀 위원장은 참회의 뜻으로 이날부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21108배 기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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