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통한 명상법 소개
말하고 있는 나를 자각해야
‘감정 소모’ 없는 대화 가능

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  

오렌 제이 소퍼 지음 김문주 옮김 불광출판사

인생의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가 ‘오해’다. 나의 진심이 잘못 전달되거나 남의 진심을 잘못 이해하기 일쑤다. 오해는 비틀린 관계에서 비롯되고 우리들의 관계는 대부분 대화로 만들어간다. 결국 내가 말을 잘못했거나 남이 말을 잘못한 것일 게다. 말은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인간은 말을 하면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필요한 무언가를 요구하기도 하고, 또한 말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기도 한다. 공기처럼 일상적이고 공기처럼 소중한 말이지만, 우리의 말하기와 듣기는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

대화의 8할은 무심코 내뱉거나 또는 흘려듣는다. 자기 좋은 대로 떠들고 자기 식대로만 해석하고는, ‘저놈은 도저히 상종 못할 놈’ ‘이런 더러운 세상’이라 무책임하게 치부하는 건 아닌지.

<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는 대화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안내한다. 그 본래 기능이란 자신이 의도하는바 그대로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말을 오해 없이 듣는 것이다. 유명한 대화 모델인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와 초기불교 수행 전통에서 유래한 명상법인 ‘마음챙김’, 두 가지 개념을 결합했다.

대화할 때 유념해야 할 세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재감’을 가지고 대화를 이끌어 갈 것, 둘째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된 의도를 가질 것, 셋째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나의 말이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되고 상대방의 말을 오해나 감정 소모 없이 들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진실한 대화에서 중요하다는 ‘실재감’이란 무엇인가. ‘현재 이곳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리킨다. 사실 매우 간명한 개념이다. 지금 말하고 듣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되는 대로 떠들고 귓등으로 듣지 말라는 소리다. 이 책에서는 실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음챙김을 제시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정확하게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법이다.
 

'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는 대화를 매개로 한 명상이라는 참신한 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기 좋은 대로 떠들고 자기 식대로만 해석하는 것이 대화는 아니다. 사진 픽사베이
'마음챙김과 비폭력대화'는 대화를 매개로 한 명상이라는 참신한 주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기 좋은 대로 떠들고 자기 식대로만 해석하는 것이 대화는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실재감만으로는 부족하다. ‘호기심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의도를 가질 것’은 함께 대화하는 상대를 어떤 선입견 없이, 그 사람도 나와 같은 하나의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나의 감정이나 상황에 상관없이 상대방에게 집중해야 한다. 곧 ‘자비’를 말하는 것이겠다. 공감과 배려의 대화법은 특히 갈등 상황에서 대단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책은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꼽는 덕목은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대화는 비단 ‘말’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주변 상황이나 대화하는 나와 상대방의 현재 상태 등 수많은 요소가 관여한다. 이때 중심을 잃지 않고 요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책에서는 주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세세하게 가르친다. 대화의 본질에 관련이 적은 요소는 과감히 끊어내고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고 한 단계씩 효과적인 방향으로 대화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인 오렌 제이 소퍼(Oren Jay Sofer)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으며 비영리 명상 교육 단체인 마인드풀 스쿨스(Mindful Schools)의 노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불교적 관점과 세속적 관점을 모두 아우르며 명상과 비폭력대화를 가르치고 있다. ‘비폭력대화’라는 신선한 명상의 기법을 익힐 수 있다는 것도 책의 강점이다.

우리가 모두 가지고 있는 연민의 마음을 바탕으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화모델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찰, 느낌, 욕구, 요청의 네 단계를 거쳐 전달하라고 말한다.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일에 대해 내가 느낀 감정을 전달하고, 그 감정이 일어나게 된 나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말한 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요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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