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협력 NGO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희망미용센터’ 교육 현장
캄보디아 저소득 청소년 대상
무상으로 미용 기술 교육에
100% 취업 연계까지 도움
캄보디아 씨엠립 외곽 농촌지역에 사는 렌 금리(24) 씨. 그녀가 지독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을 배워야만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을 배우려면 돈이 필요했다. 한 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난청은 그녀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꿈을 잃어가던 렌 금리 씨에게 최근 희망이 다시 생겼다.
무상으로 미용 기술을 가르쳐주며 캄보디아 청년들의 자립을 도와주는 로터스월드의 ‘희망미용센터’ 덕분이다. “이곳에서 열심히 배워 미용실에 취직하는 게 첫 번째 꿈”이라는 그녀는 “나중에는 돈을 많이 벌어 개인 미용실을 차리고 부모님도 모시고 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국 불교계의 자비행이 캄보디아를 밝게 만들고 있다.
지난 7월3일 국제개발협력 NGO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스님)가 운영 중인 사회적 기업 ‘로터스 희망미용센터’를 방문해 캄보디아 청년들이 꿈을 키워가는 현장을 살펴봤다.
교육장에 들어서자 25명의 10기 교육생들이 내뿜는 배움의 열기로 후끈했다. 각각 실습용 가발을 앞에 두고 퍼머와 커트 기술을 배우고 있는 교육생들의 눈빛이 살아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1시가 되면 이처럼 뜨거운 교육의 현장이 펼쳐진다. 미용기술은 물론 서비스 직종인 만큼 간단한 한국어와 영어 회화도 함께 가르쳐 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교육생 대부분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 내 빈곤 청소년들이다. 로터스월드는 지난 2011년 이들에게 무상으로 미용기술을 가르쳐주고, 일자리 창출 및 취업연계를 통해 자립을 돕고 있다. 직영으로 미용실 'Lotus beauty'를 운영하며 미용센터 졸업생들의 고용창출에 기여 중이다. 이미 씨엠립 교육부 인증을 받았다. 로터스월드를 향한 캄보디아 정부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곳 희망미용센터는 지난 2017년 운문사 승가대학 28회 졸업생 스님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은 덕분에 현재 위치로 확장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교육장은 더 넓어졌고, 시설은 깨끗해졌다. 몇 달 전엔 'Lotus beauty' 미용실까지 교육장 옆으로 옮겨 효율성을 높였다. 향후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신윤섭 로터스월드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희망미용센터에서 배운 180여 명의 졸업생들이 관련 분야에 100% 취업하는 성과를 거두며 직업훈련 교육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 캄보디아 저소득 층 청소년들이 자립의 기지개를 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사회공헌 프로젝트 론칭 준비
결혼하는 저소득 청년 위한
‘웨딩정장 대여 사업’ 박차
희망미용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에 힘입어 로터스월드는 이제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바로 ‘결혼’이라는 새 출발을 앞둔 캄보디아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등 ‘웨딩 정장’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 주는 사업이다.
이는 결혼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곳 문화를 반영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어른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 관습상 캄보디아에선 결혼식은 빈부에 관계없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의례인 셈이다. 대부분이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입고 신부의 집에서 결혼을 진행하지만, 최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등 정장을 입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같은 수요층을 바탕으로 로터스월드의 ‘웨딩정장 대여 사업’이 기획됐다. 무엇보다 수익금으로는 결혼식을 하지 못한 최빈곤층의 결혼비용을 지원하거나 결혼사진이 없는 이들에게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빠르면 올해 말부터 정식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지부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BWC아동센터 원장 선문스님은 “물론 아직까지 웨딩 정장이라는 서양 문물에 대한 인식이 이곳에 보편화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캄보디아 씨엠립=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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