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본지-로터스월드, ‘희망의 보금자리 캠페인’ 9호집 완공
캄보디아 최빈곤층 소헤아씨 가족
비 오면 잠기는 오두막집 거주 중
한국불자 도움으로 새 집 선물받아
“도움 준 한국불교 감사해요”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며 어느 누군가에겐 미래를 향한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그래서 본지와 국제개발협력 NGO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스님)가 공동으로 캄보디아 저소득층 가정에게 새 집을 지어주는 ‘희망의 보금자리 캠페인’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7월1일 한 불자의 보시행으로 튼튼한 새 집을 선물 받은 소헤아 씨 가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캄보디아 씨엠립 시내에서 차로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타감 마을엔 ‘희망의 보금자리 캠페인’ 9호집 선정자 소헤아 씨(41, 여)와 다섯 명의 딸이 살고 있다. 집 입구에서부터 활기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목제로 튼튼하게 지어진 집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소헤아 씨 가족의 이와 같은 행복은 ‘언감생심’이었다. 이들은 바닥이 곧 무너질 듯한 낡고 오래된 오두막집에 살고 있었다.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천막은 하루에도 몇 번씩 쏟아지는 비를 견디기엔 역부족이었다. 집 전체가 물에 잠기는 건 일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헤아 씨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가끔씩 집 근처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받는 5달러(한화 약 5800원)로는 새 집은커녕 가족의 끼니도 때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이들에게 최빈곤층을 뜻하는 ‘정부 인증 1급 가난증명서’를 발급할 정도로 상황은 어려웠다.
그러나 한국 불자의 후원과 로터스월드의 자비행이 소헤아 씨 가족에게 웃음을 되찾아줬다. 충남 계룡시에 사는 후원자 박흥자 씨는 본지 보도를 통해 캄보디아 집짓기 캠페인을 알게 됐고 집 한 채를 신축할 수 있는 500만원을 선뜻 쾌척했다.
특히 “여력이 되는 한 매년 1채 씩 캄보디아 저소득 가정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힌 박흥자 씨는 지난 7호집에 이어 이번에도 건립 기금을 전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로터스월드 현지 지부 활동가들도 공사 현장을 수시로 살피며 힘을 보탰다.
새 집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바로 지병을 앓고 있던 소헤아 씨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낡은 집에서 병을 앓고 힘들어하던 남편이 새 집에 함께 살지 못해 슬프다”며 눈물을 글썽인 소헤아 씨는 “남편이 항상 함께 있다는 생각으로 새 집에서 딸들과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큰 딸인 램 킴 양이 “쾌적하고 안락한 좋은 집을 선물해준 한국 후원자 분께 감사하다”며 거듭 합장 인사를 건넸다. 킴 양은 “로터스월드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 NGO 활동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11살인 킴 양은 국제개발협력의 뜻도 NGO의 의미도 정확히 모른다. 다만 자신이 받은 은혜를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며 갚고 싶다는 생각은 확고했다. 한국 불교계가 심어준 작은 자비의 씨앗이 캄보디아에 움트고 있었다.
본지와 로터스월드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희망의 보금자리 캠페인'은 후원 계좌(농협, 301-0058-7941-81, 로터스월드)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캄보디아 씨엠립=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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