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어린 마음을 모아 마헨드라 학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 이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정성어린 마음을 모아 마헨드라 학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 이후 관계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름다운동행은 최근 네팔 카트만두 지역 내 지진피해를 입은 학교 중 하나인 마헨드라 학교의 재건복구 사업 시작을 알리는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본 사업의 목적은 학교 건물 재건사업을 통해 교내 ‘TEVT(Technical and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도시공학 기술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네팔 정부의 승인을 받은 기관들만이 운영할 수 있는 정부 공인 교육과정 중 하나입니다. 

2018년,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정부의 승인을 받은 마헨드라 학교는 이제 막 도시공학 기술교육 과정의 첫 학기를 시작했으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공간이 없어 옥상에 마련한 임시교실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학교를 처음 방문했을 때, 약 700명에 달하는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교실과 더불어 대지진 이후 임시로 지어진 다른 건물은 아예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학교는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2014년 이후 그 필요성과 수요가 더욱 급증한 도시공학 기술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열의와 의지를 내비쳤고, 이에 아름다운동행은 학교와 그 길을 함께 걷기로 한 것입니다. 

이번 기공식은 저도 처음으로 접해보는 네팔 전통방식으로 진행돼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마침 비가 내리던 이른 아침 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꽃과 향, 다과로 가득한 작은 상을 차려두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날에는 빠질 수 없는 티카(Tika) 의식도 진행되었지요.

주로 명절이나 큰 행사가 있는 날 서로 이마에 붉은 염료로 점을 찍으며 신의 가호와 축복을 빌어주는 것을 티카 의식이라고 합니다. 이마에는 축복을 기원하는 붉은 티카, 목에는 환영의 뜻을 담은 노란 꽃목걸이를 걸고 다함께 이번 사업이 끝까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길 기원했습니다.

이번에는 장화를 챙겨 신고 진흙범벅이 된 공사현장에 들어갔습니다. 구덩이 한 가운데 고여 있는 빗물 위로 벽돌을 놓고, 벽돌 위엔 꽃과 과일을 올려 함께 띄운 후 공사현장을 한 바퀴 돌며 다시 한 번 축복을 기원합니다. 화려하게 꾸며놓은 성대한 행사보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어린 마음이 모여 진심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소한 기공식이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이러한 진심과 정성을 다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함과 든든함이 느껴져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년 후, 다시 한 번 정성어린 완공식이 열리길 기대하며,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겠습니다. 

[불교신문3500호/2019년7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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