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스님 추모제 주최한 선학원 이사회 비판
6월29일 서울 종로 AW컨벤션센터 앞, 재단법인 선학원 주최로 만해스님 추모제가 열리고 있는 건물 주위를 “성범죄 전과자 법진은 만해스님을 욕보이지 말라”는 구호가 둘러쌌다. 구호를 외치며 10m 가량 피켓 띠를 이루고 선 이들은 법진 선학원 이사장과 그를 감싸고 있는 이사회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선학원미래포럼 소속 창건주 분원장 스님과 재가자 80여 명.
이들은 “성범죄자가 존경받는 인물인 만해스님을 기리기 위해 국고지원을 받는 추모제를 주최하는 건 옳지 않다”며 “법진은 즉각 직책에서 물러나고 이사회는 총사퇴하라”고 외쳤다. 이들 손에는 ‘성범죄자는 스님이 아니다’ ‘성추행범 비호하는 이사회는 해산하라’ 등이 적힌 피켓이 들렸다.
법진 이사장은 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항고와 상고 끝에 지난 1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24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 명령을 받은 바 있다.
만해스님 추모제가 열리기 전부터 법진 이사장과 선학원 이사회에 대해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았다. 창건주 분원장 스님과 신도들은 행사를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건물 주차장 입구 양 쪽에 자리를 잡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해 단식 농성으로 법진 퇴진을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설봉스님은 이날도 직접 고불문을 낭독하며 “대법원 확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성범죄자 법진에 대해 ‘명예롭게 임기를 마치도록 하자’는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며 “부도덕과 무책임의 극치”라고 말했다.
스님을 지지하는 규탄 대회 참가자 80여 명은 구호를 외치며 △성범죄자 법진은 일체 직책에서 물러나라 △작금의 사태를 책임지고 이사회는 전원 총사퇴하라 △대중공의 수렴해 선학원을 정상화한다 등 3가지 요구안이 담긴 결의문을 재차 읽어나갔다. ‘신묘장구대다라니’ '화엄경 약찬게'도 욌다.
'밀실행정 파행운영'이 적힌 피켓도 눈에 띄었다. 최근 이사회가 비공개로 이사회를 진행, ‘분원관리규정'과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진 다수 창건주 분원장 스님이 개정 전과 이후에도 이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것을 비판하듯, 폐쇄적 이사회 운영를 규탄하는 목소리였다.
규탄 대회 참가한 전창응 법사는 “집에서 편히 쉬어야 할 주말에도 땡볕에 나와 차도에서 몇 시간 동안 구호를 외치고 있는 신도들 심정을 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란다”며 “시정잡배보다 못한 성추행범이 선학원을 대표하고 있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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