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사, 직지사, 선운사 성보는 보물로 지정

부여 왕흥사지 사리기가 국보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 김천 직지사 괘불도,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이 보물로 지정됐다.

국보 제327호 왕흥사지 사리기는 백제 왕실 사찰에서 출토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기(舍利器)로 2007년 왕흥사터(王興寺址) 목탑지(木塔址)에서 발굴했다. 금당(金堂, 대웅전) 앞 목탑지의 사리공(舍利孔, 사리기를 넣은 네모난 구멍)에서 진흙 속에 잠긴 채 발견됐다.

이후 보존처리를 거쳐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 <삼국사기>에 창건기가 전하는 왕흥사는 지난 1966년부터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발굴을 진행해 가람배치와 기와터를 확인하고 사리기를 발견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사리기는 청동제사리합-은제사리호-금제사리병 순의 3가지 용기로 구성됐다. 위덕왕(威德王)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비는 내용이 담긴 명문(銘文)을 통해 577년에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제작 시기가 명확한 사리기로 연대가 가장 빨라 우리나라 사리기의 선구적 위치에 있다”면서 “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의 대표작으로 백제 왕실 공예품이라는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보물 제2025호로 지정된 ‘구미 대둔사 삼장보살도’는 조선 영조 16년(1740)에 조성됐다.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제석도(帝釋圖), 현왕도(現王圖), 아미타불도(阿彌陀佛圖)와 함께 대둔사에 봉안한 불화 가운데 유일하게 전해온다.

세로 238cm, 가로 279cm의 이 불화는 천장보살(天藏菩薩), 지지보살(持地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등 세 보살이 묘사돼 있다. 문화재청은 “유려하고 세련된 필치와 안정된 구도, 적색과 녹색이 중심이 된 조화로운 색감이 조선 후기 불화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물 제2026호가 된 ‘김천 직지사 괘불도’는 조선 순조 3년(1803)에 제작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19세기 괘불 가운데 시기가 가장 빠르고 규모도 제일 크다. 머리에 보관(寶冠)을 쓴 보살형(菩薩形) 본존이 양손으로 연꽃을 받쳐 들고 서 있는 독존(獨尊) 형식의 괘불도이다. 문화재청은 “12m 이상 되는 대형 불화이지만 도상의 배치, 상‧하축의 조형성, 입체감 있는 표현 등 여러 면에서 19세기 불화를 대표할 정도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보물 제2031호 ‘고창 선운사 참당암 석조지장보살좌상’은 온화한 표정과 둥근 보주(寶珠)를 든 모습 등이 고려 말 조각 양식을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균형 잡힌 비례와 띠로 묶어 주름잡은 섬세한 두건의 표현 등이 조형적으로 우수하다. 문화재청은 “여말 선초 지장 신앙과 지장도상 연구에 귀중한 사례”라면서 “석조로 만든 지장보살 가운데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한 사례로 사실상 유일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 활용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