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회가 끝나면 “태권도 다도 풍물 미술 주말농장”
법회가 끝나면 “태권도 다도 풍물 미술 주말농장”
  • 홍다영 기자
  • 승인 2019.06.20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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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0주년 맞이 특별기획
‘상구보리 하화중생’현장④
지도법사들이 말하는 미래불교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온 정성을 다 쏟아 붇는 지도법사 셋이 모이니 이야기가 끝이 없다. 장장 세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어린이 법회 운영사찰이 전국 3000여 개 사찰 가운데 대략 5% 수준에 불과하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어떻게 하면 미래세대에도 불교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다년간 쌓은 노하우를 풀어놓으며 대안을 제시했다. 경험에서 묻어난 이야기는 버릴 것이 없었다. 방담은 지난 6월14일 본지 미디어룸에서 진행됐다.
 

<방담>

효욱스님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 위원
덕원스님   서울 진관사 어린이법회 지도법사
나인원      서울 화계사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우리 사찰 포교 방법과 자랑부터

효욱스님 = 아이들이 불교를 정확히 알고 불자라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교리 공부를 꼭 한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계층별 법회가 매주 일요일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법회의 경우 오전은 법회와 교리, 오후는 태권도, 다도, 풍물, 미술, 주말농장 등 특별활동 수업을 다르게 한다. 계층별 지도법사 스님도 모두 다 계신다. 자모회와의 관계도 끈끈하다. 신도회의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주말에 가족이 함께 절에 오도록 모든 법회 일정을 자모회에 공유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 의견도 나눈다.

덕원스님 = 열반한 진관스님께서 1978년부터 어린이법회를 시작했다. 절에서 어린이를 제일로 여기고 부처님으로 생각하셨다고 한다. 이 마음을 옆에서 늘 봐 오셨던 주지 스님과 총무 스님은 법회에 전폭적 지원과 애정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진관사 어린이법회는 크게 부처님오신날과 국행수륙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밖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특별프로그램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를 능가하지 못하면 절에 오지 않는다. 3년 전 지도법사로 부임해 아이들이 주인 되는 법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동시에 문화예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특별교사를 초빙했다. 이렇게 체계를 잡아가니 매주 영유아를 포함해 50명이 법회에 나온다. 보시상자를 통해 모은 후원금을 다시 포교단체로 회향하는 활동도 펼친다.

잘되는 어린이법회는 혼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찰 지원과 법사 스님의 지도력, 전문가들 참여, 자원봉사자 등 이 모든 조건이 갖춰져야 튼튼한 법회를 만들 수 있다. 예불과, 생일, 졸업법회 등 기본에 충실하며 구성원간에 신뢰를 쌓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여력이 된다면 찬불동요나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전문가와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면 좋겠다. 종단적 지원도 지원이지만, 사찰 스스로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나인원 = 주지 스님 이하 사중 스님과 종무원, 신도회, 거사회 모든 분들이 어린이 법회와 학생회를 우선으로 놓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고 있다. 오히려 주지 스님은 사찰 마당을 어린이 놀이터로 다 내주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한다.

법사 스님은 제가 활동하기 이전부터 함께하고 있었고, 물론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사들 또한 오랫동안 함께 호흡하고 지내고 있는 점이 큰 자랑거리다.

어린이 법회를 다니는 친구들이 자기 친구를 데리고 오는 것이 가장 확실한 홍보다. 게시판, 배너, 아이들 조끼, 전단지 등 갖가지를 동원해 법회를 알리지만, 친구에서 친구까지 구전으로 스스로 포교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친구를 포교하면 '다르마 쿠폰'을 주는데, 이 쿠폰은 12월25일 다르마 시장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출석은 1다르마, 정시 출석 1다르마 더, 봉사는 5다르마, 포교는 10다르마를 주고 있다. 이렇게 모은 것으로 학용품과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

-포교현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효욱스님 = 아이들이 법회에 나와 부처님 가르침으로 바른 인성을 갖춰나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절이 좋아서 스스로 찾아 왔을 때 보람을 느낀다.

동무를 괴롭히던 아이가 불교를 접하고, 부처님과 스님을 위하고 서로서로를 위하게 되고, 대화 중에 ‘불자는 그러는 거 아니야’ ‘불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하면서 은연중에 젖어있는 말을 들었을 때가 그런 경우다. 한 번은 부처님오신날 밝힌 등을 보고 한 아이가 ‘우리 모두의 마음의 등이야’라고 말했다. 감동이었다. 그래서 우리 절은 일요일에 도떼기시장 같다. 절은 이래야 한다.

덕원스님 = 2017년 국행수륙재를 하면서 ‘아귀가 될 뻔한 아난’을 아귀 시점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이들이 아귀의 욕심을 찾고 그 아귀가 나와 다르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내 안의 욕심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이후 공양 시간 밥을 남길 때마다 어린이들이 먼저 ‘너 그러다 아귀 된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나인원 = 밤을 새워도 모자랄 만큼 셀 수 없이 많다. 초등학생이었던 친구들이 학생회를 거쳐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학생회 간사를 맡아 중고등학생 후배들과 함께하고 있다.

늘 현장에서 나 같은 사람 한명만 나오면 좋겠다고 하는데, 올해 그런 친구가 세 명이나 나왔다. 지난해부터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법회 지도간사도 어법 출신이다. 앞으로 더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행사 때 동국대에 있었는데, 20대 아가씨가 와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자세히 보니 화계사 학생회 출신이었다. 멀리서 저를 알아보고 한걸음에 왔다.

-미래불교 활성화를 위해 종단에 제안하고 싶은 이야기.

효욱스님 = 정말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는 한 가족, 한 세대를 포교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50년 후의 미래불교다. 그런 원력이 있어야지, 어설프게 접근하면 안 된다. 어떤 모습으로 포교가 이뤄져야 하는지를 먼저 그려놓고 이에 따른 과정이 준비돼야 한다.

탈종교화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며 충분히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점점 집단으로 하는 모임 자체를 거부한다. 미래불교를 위한다면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는 계획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스님들도 잘 살아야 한다.

신도시 포교에 앞장섰으면 한다. 요즘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신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이웃종교는 종교 부지를 받으려고 발 빠르게 움직인다. 덧붙여 불교 쪽에 부지가 마련되면 사찰보다는, 어린이청소년센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일요법회도 좋지만, 학업이나 교우관계 등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아지트처럼 모여 차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며, 그 속에서 불교도 배우는 거점 공간이 있었으면 한다.

덕원스님 = 꾸준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나 청소년법회 지도교사나 보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에 대한 보시금이 지원됐으면 한다. 미래포교 키워드는 문화와 치유,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문화센터 형태의 전도를 진작 시작했다. 불교 심성을 키우고 각자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불교 문화센터나 명상센터가 확산됐으면 한다. 찾아오는 법당이 아니라 찾아가는 법당이 되어야 한다.

나인원 = 실적을 쌓기 위한 업무는 지양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큰돈을 들여 무수히 많은 교육용 자료를 만들어 배포해놓고,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완사항은 무엇인지 거의 확인하지 않고 있다. 자료 활용을 위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다.

법사 스님이 자주 바뀌거나 어린이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지도자들의 활동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으니 포교가 잘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사단법인 동련이나 파라미타,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등에서 이뤄지는 행사에 대한 연간 정보도 10월 말까진 종합적으로 정리돼 배포해야 한다.

보통 일선 사찰에서는 11월 경 예산을 마감하는데, 이런 단체들 일정은 그 다음해인 2월말 최종 결정된다.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함께 기획하고 기간을 정리해 날짜의 중복이나 불필요한 행사는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미래불교를 밝게 하려면 절 안에 숨 쉬는 모든 공간이 자라나는 세대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사찰은 절 놀이터가 되어야 하고 선생님은 잘 놀아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정리=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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