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역사적 실존 인물
“형상 숭배에 의존하지 말고
노력은 그대들 스스로 해야”
이것을 가르치는 분이 여래

이정우

 

Q   부처님은 신(神)이 아니라고 하면 우리가 절에 가서, 불교를 믿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A   불교에서 타종교처럼 신이 주는 무언가를 얻으려 한다면, 부처님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일찍이 이 세상에는 그 어떠한 종류의 신이든지 신은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셨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유언에는 자신의 형상을 숭배하거나에 의존하지 말고 각자 자신과 불법만을 등불을 삼아 살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는 외침도 자기 자신 외에 이 세상 어디에도 신적존재는 없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2018년 3월 세상을 떠난 영국의 우주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그의 유작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2018)>에서 ‘신은 존재하는가?’라고 하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믿을 자유가 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가장 단순한 설명은 신은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고 누구도 우리의 운명을 지시하지 않는다.” 그러니 호킹의 결론은 존재하지도 않는 신에게 믿을 것도 의지할 것도 빌 것도 얻을 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행위는 허구요 허사일 뿐입니다. 

이처럼 부처님과 다른 종교의 창시자들을 구별 짓는 두드러진 특징은 부처님은 신이라든지 어떤 초자연적인 존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한 인간이었다는 점입니다. 부처님은 인도의 고대 신화 속의 인물이 아니라 역사상 실재했던 실존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신도, 신의 화신도, 신화적인 인물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단지 그는 보통사람들보다 뛰어난 인간이었을 뿐입니다. 그는 외적으로는 인간이었지만 내적으로는 인간의 상태를 뛰어넘은 존재였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부처님은 도리어 유일무이한 존재, 가장 뛰어난 사람(無上士 혹은 無上正等覺者)이라고 불립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이 신과 같은 외부의 도움 없이 해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으며, 괴로움을 벗어나는 이 해탈은 각자가 지은 행위에 의해 누구나 이룰 수 있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신에게 바치는 온갖 제사의식을 주관하는 사제가 아닙니다. 그들은 죄를 면제해 준다고 선언하지도 않습니다.

부처님은 “각 개인은 각자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노력은 그대들 스스로 해야 한다. 여래는 이것을 가르치는 자일 뿐이다.” 종교를 믿어서 무언가를 얻기를 바란다면 가장 과학적이며 명약관화(明若觀火)한 방법, 즉 얻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스스로 쟁취해내는 주인공이 되는 길밖에 없다는 진리를 불교에서는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신문3497호/2019년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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