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탈출법 법보계 장자에게 있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 물리치고
무한 복덕장 이룰 수 있는 길은
부처님 공양하며 정법 듣는 것

원욱스님

법보계장자는 십행(十行) 중 제5 무치란행 선지식으로 ‘보살의 한량없는 복덕보배광해탈문’을 성취하신 분이다. 무치란행(無癡亂行)은 지혜로 마음을 맑아지게 하고 청정하게 하는 실천행이다. 바로 선정바라밀이 주인공이 되고 나머지 9바라밀이 조연으로 받쳐줄 때 성공할 수 있는 수행이다. 온갖 역경이 나를 흔든다 할지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지혜를 배우고 내 생활에 지혜를 심어 마음의 안정을 이루어야 불자다.

마음의 안정이 이루어지면 고요함 속에서도 더욱 지혜광명으로 빛날 것이고, 매사에 행동을 할 때 평정을 유지하는 것, 바로 걸림 없는 자유자재함이다. 이 우아한 인생은 십바라밀과 8정도위에 펼쳐진다. 어지러운 삶의 모습을 다 거두어 묶어서 마음의 정수리에 안정되게 놓아둔다고 법보계장자라 부른다.

선재가 남쪽 사자궁성에서 법보계장자를 만난 곳은 시내 한복판이었다. 한 눈에 법보계장자를 알아 본 선재는 앞에 나아가 절을 하고 보살의 길에 대해 한 말씀해달라고 청하자 장자는 선재의 손을 잡고 자기 집으로 이끌어가니 눈이 부신 10층 팔각의 건축물이 보였다. 이 건물의 기둥과 벽과 내부는 맑고 눈부신 황금과 보석으로 이루어졌고, 건물의 외관은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진주그물로 드리우고 지붕위에 다이아몬드를 별처럼 장식해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했다. 8곳의 유리로 된 자동출입문이 있어 누구나 다 들어가고 나옴에 걸림이 없게 되어있었다.

마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백화점이었다. 십행 중의 4행을 마친 보살수행들은 모든 욕망을 청정한 감로수에 목욕하고 나오니 무한복덕을 받을 수 있는 선정의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이곳에 머무는 순간 모든 복덕을 맘대로 쓸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세상의 백화점과 다를 뿐이다. 

선재는 1층 식당에서 음식을 보시받고, 2층에서 의류점에서 옷을 맘대로 입고, 3층에서 구두와 가방, 화장품 등의 장신구를 받고, 4층에서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시중을 들며 귀금속을 보시 받았다. 5층 강당에서는 5지 난승지에 오른 보살들이 짝을 지어 이 백화점을 방문한 이들에게 보살의 길에 대한 법문을 설하고 있었다. 이 설법을 들은 선재와 모든 이들은 모든 다라니문과 삼매의 결인과 삼매의 행과 지혜의 광명을 성취했다. 

6층에서는 5층에서 올라온 보살들이 매우 깊은 지혜를 이루어 법의 성품을 명확하게 깨닫고 있었다. 광대한 다라니와 삼매의 걸림 없는 문을 성취하여 인생에서 모든 장애가 사라지고 있었다. 7층에선 머무는 보살들이 메아리 같은 지혜를 얻고 방편지혜로 분별 관찰하여 벗어남을 얻었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8층에선 한량없는 보살이 다 함께 모여 모두 신통을 얻고 한 음성으로 시방에 두루 하고 몸이 온 도량에 나타나니 법계에 가득하였다. 부처님의 경지와 안목을 지니고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 대중 가운데 상수가 되어 법을 설할 수 있게 되었다. 9층은 일생보처보살들이 모여 부처가 되는 다음 생을 기다리는 휴게실이었다.

10층은 일체 여래께서 가득 계시는데 처음 발심한 때로부터 내지 법륜을 굴리어 중생을 조복하는 여러 다양한 중생교화의 방법론을 4DX 상영관에서 틀어주고 있었다. 이 극장은 영화장면에 따라 의자도 움직이고, 바람, 빛, 안개, 향기가 진동하는 속에 선재가 부처님이 되어 중생을 직접 교화해 볼 수 있는 체험관이기도 했다.

이 모든 코스를 다 밟은 선재는 환희한 마음으로 묻는다. “장자시여, 당신은 어떤 무루한 복이 있기에 엄청난 양의 부를 가지고 이처럼 멋있게 사용하게 된 것입니까?”

“선재여, 나는 과거 원만장엄세계의 무변광명 법계보장엄왕 부처님을 뵈올 때 지성을 다해 음악을 연주하고 한 줄기 향을 올리며 그 공덕을 삼처에 회향하며 발원하기를 일체의 빈곤으로 인한 고통을 영원히 여의고 모든 부처님과 선지식에게 항상 정법을 듣고자 했기 때문이다. 선재야, 나는 다만 보살의 한량없는 복덕보배광 해탈문만 알뿐이니 남쪽 등근국 보문성의 보안보살을 찾아가 복덕을 실천하는 보살도를 묻도록 하라.” 

가난으로 인한 빈곤의 고통을 물리치고 무한 복덕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은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정법을 듣는 것이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 어디 물질만이겠는가. 부처님 계신 도량을 청정하게 가꾸며 흔들림 없이 정법을 공부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을 진정으로 공경하는 것이니 가난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다. 이 길을 안내하는 이들은 모두 법보계 장자다.

[불교신문3497호/2019년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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