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우수한 교육콘텐츠
제대로 숙지하고 실천하려면
교과목 편성 등 개선돼야 해

이송곤
이송곤 박사

요즘 조계종단에서는 승가교육에 관한 변화를 위해 교육 불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달에 강원별로 승가교육에 관한 세미나도 준비되어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 또한 그 일환이라고 하겠다. 이와 같이 승가교육의 변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종단에서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승가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커리큘럼에 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커리큘럼이 교육에서 차지하는 몫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가에서 교육과정에 관한 계획을 교육주관기관에서 발표하는 것을 접하곤 하는데 이 교육과정 계획의 발표에 따라 공립학교를 비롯한 각급학교에서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교육의 방향과 과정이 대폭 수정되거나 바뀌게 된다. 그만큼 교육에서 교육과정의 수립과 실행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이것은 종단의 승가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세속적인 학교교육과 불교의 승가교육은 서로 성격이나 내용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승가교육의 변화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교육과정, 즉 커리큘럼을 되돌아보고 이에 대한 수정과 검토, 계획의 수립과 실행 등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종단의 승가교육의 변화를 위해서 교육과정의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어려운 대장경의 용어를 현대인들에게 맞게 현대의 용어로 쉽게 바꾸는 작업을 했으면 한다. 물론 이 작업이 말처럼 쉽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의 분포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지 않은 까닭은 어려운 불교용어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려운 불교용어로 인해 젊은 불자들이 적은 현상이 교육과정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교육과정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정보나 환경적 요인을 살펴서 반영해야 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려운 불교용어가 정보나 환경적 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가교육의 변화를 위해 또 하나 제안할 수 있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에게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교과목으로 교과목 편성이 되도록 승가교육과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승가의 교육과정에서 교과교육과정을 보면 강원의 교과목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출가를 해서 배워야 할 치문 등 기본과목을 비롯하여 한문경전 위주로 편성되어 있으므로 초기불교를 비롯한 정토, 밀교, 법화, 화엄 등 대승불교 교학과 종교학과 심리학, 사회복지학,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 교과목, 그리고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원전과목 등을 가르치는 동국대, 금강대, 위덕대, 중앙승가대 등 종립대학 교육환경과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 있어서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불교가 종교로서의 고유영역이 있어서 이에 맞는 교과목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에게 맞는 방향으로 교과목의 편성이 이루어지는 것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기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만큼 교육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하므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불교에는 매우 우수한 교육내용이 존재한다. 경전에 나타난 교설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역사, 문화 등 분야에 걸쳐 불교는 교육내용으로서의 콘텐츠가 강하다.

중요한 것은 현대사회에서 이처럼 훌륭한 교육내용을 어떻게 조직을 해서 교육실천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불교교육과정의 중요성이 있는 것이고, 여기에 불교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불교신문3497호/2019년6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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